韓-동유럽 V4 “원전 협력”… 탈원전 文정부, 해외 세일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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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V4 정상회의서 원전협력 논의… 헝가리-폴란드와 신규건설 MOU도
전기차-사이버 안보 분야 협력키로… 野 “바다만 건너면 입장 달라져 황당”
靑 “원전 산업계와 윈윈 방안 모색”

韓-V4 정상회의 공동 언론발표뒤 악수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의 
바르케르트 바자르 기자회견장에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4개국 협의체인 한-비세그라드 그룹(V4) 정상회의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문 대통령,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에두아르트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 부다페스트=뉴시스
韓-V4 정상회의 공동 언론발표뒤 악수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의 바르케르트 바자르 기자회견장에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4개국 협의체인 한-비세그라드 그룹(V4) 정상회의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문 대통령,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에두아르트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 부다페스트=뉴시스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4개 국가의 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V4)과 정상회의를 갖고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 원자력발전소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정상회의 후 가진 ‘한-V4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원전, 공항 등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탈(脫)원전 정책을 펼치는 정부가 외국에서는 원전 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하자 국민의힘은 “바다 건너 해외 무대만 가면 입장이 달라진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다페스트 바르케르트 바자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V4 정상회의에 이어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와 진행한 양자회담에서도 “양국 간 실질 협력을 향후 원전, 방산 등 전방위로 다변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전문성과 체코의 제조 기술이 결합한다면 호혜적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비시 총리는 “대한민국은 훌륭한 (원전) 기술이 있는 만큼 체코 원전 입찰 과정에 대한민국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한-V4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뒤 헝가리, 폴란드와의 신규 원전 건설 협력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 참여할 계획이고 폴란드는 2043년까지 약 40조 원 규모의 원전 6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문 대통령이 V4와 원전 협력 분야에서 합의한 것을 두고 국내에서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과 모순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국내에선 원전 사업을 사장시키며 우수 인재는 전부 해외로 유출시켜 놓고 헝가리에선 원전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바다만 건너면 180도 달라지는 이 모순들이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이 국내 정치만을 위해 추진된 불필요한 비용이었다는 방증이다. 고작 정권의 정치적 이익 때문에 희생된 세계 최고의 원전 경쟁력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부다페스트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내 원전 산업계의 기술이나 인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서로 ‘윈윈’하는 협력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나 노하우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폴란드나 체코는 원전을 원하고 있고 우린 그런 기술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V4와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 산업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사이버 안보, 국방·방산 등에 대한 협력에도 합의했다. V4 지역은 한국 기업 650여 곳이 진출한 유럽연합(EU) 내 핵심 투자처다. V4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입장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V4 일정을 마지막으로 7박 9일의 유럽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라 5일 서울에 도착한다.


부다페스트=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동유럽 v4#비세그라드 그룹#원전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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