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절실한 이낙연, 조직력·경쟁력 앞세워 ‘바람몰이’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4일 1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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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역 순회경선 개막을 앞두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휘청거리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격차는 벌어지고, 여야 경쟁에서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매섭게 따라붙고 있어서다.

4~5일 충청권에서 치러지는 민주당의 첫 번째 순회경선 결과는 향후 당내 경선 구도는 물론, 여야 대권 구도에서 이 전 대표의 위상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 의원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이 전 대표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30일~9월1일 합동 조사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홍 의원 모두 10%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올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이 지사 25%, 윤석열 전 검찰총장 19%로 상위 주자들은 전주 대비 각 1%포인트 하락에 그쳤고, 이 전 대표는 지난주와 동일했지만 홍 의원만 3%포인트 상승했다.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윤 전 총장은 3%포인트 떨어진 22%였고, 홍 의원은 7%포인트 오른 19%로 나타났다. 여권 후보 적합도에서는 이 지사 31%, 이 전 대표 16%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은 6%로 4위를 차지했다. 3위인 이 전 대표(8%)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이 지사는 24%, 윤 전 검찰총장은 19%로 조사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 전 대표는 3%포인트 하락하며 한 자릿수대로 추락한 반면, 홍 의원은 4%포인트 오르며 순위가 올랐다. 이 지사는 1%포인트 떨어졌고 윤 전 총장은 횡보했다.

홍 의원의 약진 뒤에는 2030세대의 지지가 있어 주목된다. 젊은 층 사이에서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윤 전 총장이 잇딴 구설과 검찰 고발 사주 등 중립성 논란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홍 의원의 노련함, 안정감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지지율은 경선 초반 추격 태세를 보이다 지난달부터 10%대 초반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황교익 보은 인사, 무료변론 의혹 제기 등이 지속적인 네거티브 공세로 비춰져 중도층에서도 지지세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대전·충남, 5일 충북·세종 경선 결과는 이 전 대표에게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남은 당내 경선에서 이 지사의 대세론에 맞서 역전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내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여야 구도에서 3위 자리도 더 위태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충청 경선에서 이 지사가 과반을 득표하고 이 전 대표가 대략 35% 선으로 예상되는 추격권을 벗어나면 경선에 완전히 김이 빠질 것”이라며 “이 전 대표 지지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고 3위를 홍 의원에게 내줄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첫 번째 경선지인 충청권에서부터 과반을 득표해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이낙연 캠프는 여론조사로 대표되는 ‘민심’과 지지층의 ‘당심’은 다르다며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충청 대의원·권리당원 선거는 오차범위 내에서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전 대표 측의 자체 분석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조직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충청권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 중 7명이 캠프에 소속돼 바닥민심 다지기를 지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청권 경선과 관련, “제가 제일 좋게 나온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도덕성’과 ‘본선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지난 3일 “내년 대선은 야당과 쉽지 않은 절체절명의 대결이 될 것인데 본선 리스크가 많은 후보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사 찬스, 불공정 채용, 홍보비 지출 등을 문제삼는 것도 도덕성 프레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내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지사와 두 배 가량 격차가 벌어진 만큼 역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실적으로는 한 자릿수대 격차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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