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중사 성폭력 사건’ 처벌 촉구 靑청원 하루 만에 28만명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2일 09시 46분


코멘트

피해자 가족 추정 청원인 靑청원에 글 올려
靑국민청원 서명 하루 만에 28만여 명 육박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 밝혀 달라"

공군의 여성 부사관 성폭력 사건 가해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8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는 청원 글을 올린 뒤 한 달 이내 20만명 이상의 동의 서명을 받으면 청와대나 정부부처 관계자 등을 통해 관련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2일 오전 9시15분 기준 28만여 명의 동의 서명을 받았다.

피해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조직내 은폐, 회유, 압박 등으로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며 “제 딸은 왜 자신의 죽음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남기고 떠났겠느냐”고 적었다.

이어 “타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매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청원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들을 향해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은 저희 가족과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저희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러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했다.

충남 서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A중사는 지난 3월 초 선임 부사관 B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중사는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부대에서는 분리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 같은 말로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지난달 18일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옮겼지만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는 숨지기 전날인 21일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중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마지막 모습까지 촬영해 남겼으며, 휴대 전화에서는 ‘나의 몸이 더렵혀졌다’, ‘모두 가해자 때문이다’라는 메모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서욱 국방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전우애와 군 기강 확립이 중요한 군 조직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군의 대응 등에 대해 강력 질타했다.

김 총리는 서 장관에게 이번 사건의 전말과 함께 사건 은폐·회유·합의 시도 등 조직적인 2차 가해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며,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와 함께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간 군 조직의 성폭력·성희롱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철저하게 재점검하고 이에 따른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했다.

서 장관은 김 총리 지시 이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군사법원법 제38조(국방부장관의 군검찰사무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