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 대표 경선 초반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극보수 세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이 전 최고위원 지지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25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이 전 최고위원에게 투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당 역사상 첫 30대 당 대표 등장도 불가하지 않다는 전망이다.
지난 4월7일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면서 여론은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될지 여러 전망을 내놓았다. 나경원 전 의원과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의 2파전으로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판세는 요동쳤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서더니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역전에 성공했고 그 기세를 이어가면서다.
여론조사업체 PNR(머니투데이 더300·미래한국연구소 의뢰)의 지난 8일 조사에서는 18.5%를 기록한 나 전 의원이 1위, 13.9%를 기록한 이 전 최고위원이 2위였다.
보름여 후에 발표된 PNR 피플네트웍스(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의 지난 22일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 26.8%, 나 전 의원 19.9%로 집계됐다.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의뢰)의 같은날 조사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은 30.1%, 나 전 의원은 17.4%를 기록했다.
‘돌풍’의 근원은 쇄신과 변화에 대한 요구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2030 세대를 유세차에 올렸다. 선거 유세를 소음으로 여기던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은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는 오세훈 후보가 10년만에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이런 신선한 변화를 이 전 최고위원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게 여론의 흐름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될 경우 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2대 2 팀 토론배틀’을 제안하는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이 역시 기존에 없던 방식을 들고나온 것이다.
이에 극보수로 평가받는 인사들도 이 전 최고위원 지지에 나서는 양상이다. 전여옥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이 전 최고위원이 싫다면서도 몇 가지 이유를 들어 그를 지지한다고 공개 천명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30대 당 대표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당 대표 경선을 좌우할 ‘당심’도 결국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준석이 치고 나가는 것은 당의 노선과 정체성에 관한 것이지 이준석 개인에 대한 지지라고 보지 않는다”며 “결국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해야 하는데 김종인의 중도화 전략을 이준석을 통해 이어가려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심과 민심이 달라 실제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지만 호남 민주당원이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처럼 우리 당원들도 완전히는 아니나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전여옥, 조갑제씨가 이준석에게 호의적인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준석 돌풍과 관련해 “서울시장 선거 때 경험했듯이 국민들이 역동성을 갖고 정권의 실정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 같다”며 “뭔가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필요하다는 것에 유권자들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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