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암초, 송영길호 선택은…文心 역행이냐, 법사위 포기냐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11일 17시 31분


코멘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여야는 이 자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 등을 논의한다. 2021.5.11/뉴스1 © News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여야는 이 자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 등을 논의한다. 2021.5.11/뉴스1 © News1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11일 또 불발됐다.

대야 협상의 첫 시험대에 오른 송영길호는 총리 인준안을 놓고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상까지 배수진을 친 야권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두 차례 연쇄회동을 갖고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 등 청문 정국 현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우선 김 후보자의 인준안을 처리한 후 나머지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비롯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인 모두 ‘부적격’ 대상이므로 함께 협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오후 회동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은 코로나19 국난을 겪고 있다. 중앙재난수습대책본부를 책임지는 자리인 국무총리 자리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다”며 “우선 이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에 협조를 해주신다면 정말 정성과 성의를 다해서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국무총리의 공백은 전적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전직 국무총리는 자신의 대선 스케줄 때문에 사퇴했고, 대통령은 사퇴를 수리했다”며 “국정 공백 상황을 이유로 야당이나 국민의 뜻을 무시하겠다고 한다면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장관 후보자 3인은 대통령의 인사권한이고, 총리 인준안 처리나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은 국회의 권한인 만큼 원칙적으로는 다른 대응 방식을 취하는 것이 옳지만,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라도 회유책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대가 있다.

애초 장관 3인 중 1~2명에 대한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전원 임명에 대한 강경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전원 임명을 전제로 한 ‘플랜B’로 급격하게 무게가 기울었다.

이에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회유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3명 임명에 대한 동의를 얻는다면 법사위원장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의원총회에선 기동민·윤후덕 의원이 정국 책임을 야당과 나누는 차원에서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지 않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반론이 더 거세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주자는 주장 자체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법사위원장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지금 상임위원장 전체를 여당이 다 가지고 있어도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데 법사위원장을 넘기면 국회 파행은 불 보듯 뻔하다. 야당에 넘기자는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14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이 단 이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국회의 시간을 좀 더 부여한 셈이다.

그 안에 여당이 야당의 구미에 맞는 마땅한 카드를 찾지 못해 설득에 실패할 경우, 문 대통령은 결국 그간의 인사 사례처럼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쇄신’ 깃발을 들어 당대표직에 오른 송영길 대표 이하 지도부의 결단이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광화문포럼에 참석해 “어제 문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며 “4·7재보선과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과 당원은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라고 분명하고 단호한 명령을 줬다”고 말했다.

이날 송 대표와 재선의원 간담회에선 장관 후보자 3인 거취에 대한 찬반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송 대표는 당 지도부가 후보자 3인 거취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송 대표는 “우리가 토론하면서 국민의 공감대를 받는 변화의 방향이 잘 합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