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發 ‘탄핵 불복론’에 野 좌불안석… “2030 지지 물거품 우려”

  • 뉴스1
  • 입력 2021년 4월 23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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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4·7 재보궐 선거에서 예상보다 많은 20·30대 청년표를 얻으며 승리한 국민의힘이 서병수 의원발 ‘박근혜 탄핵 불복론’을 맞닥뜨리며 걱정에 휩싸였다. 탄핵불복론이 자칫 힘겹게 잡기 시작한 2030 표심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과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처리돼 징역형에 벌금, 추징금을 낼 만큼의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통 상식을 가진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2030 세대가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까닭은 국민의힘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보다는 청년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심리가 컸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탄핵불복론이 힘을 받으면 청년 세대는 자연스레 국민의힘을 일자리와 부동산 문제 등 청년 문제를 해결해줄 ‘대안 세력’이라기보다는 ‘과거 세력’으로 인식할 여지가 커질 것으로 본다.

이에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한 당내 ‘젊은 피’들은 연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0·30대 지지자분들도 저에게 굉장히 많이 연락을 해주셨다”며 “다시 옛날 당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 이번에 한번 믿고 투표를 해봤는데 역시나 당신들은 또 과거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쓴소리를 굉장히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이런 우려는 초선 의원과 청년 비대위원이 포함된 국민의힘 청년문제 연구소 ‘요즘것들연구소’에서도 제기됐다.

하태경 의원이 소장을 맡고 있는 연구소는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보궐선거의 승리는 탄핵 사태로 우리당을 떠났던 중도층의 민심과 2030 청년들이 다시 기회를 준 것”이라며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이런 우리당의 쇄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자 이번 보궐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준 청년과 중도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친박(親박근혜) 출신인 서 의원이 이같은 탄핵불복론을 꺼내든 것은 4·7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생각보다 큰 대승을 거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예기치 않은 대승을 거두면서 국민의힘 보수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일종의 사면을 받은 것이라는 심리가 퍼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탄핵불복론은 국민의힘 내부를 비롯한 야권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만큼 더 이상 힘을 얻진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야권 원로인 김무성 전 의원도 전날 자신이 대표로 있는 포럼 ‘더 좋은 세상으로’에서 “이미 정리된 것을 갖고 나와서 탄핵에 불을 질렀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런 게 당에 도움이 될 일인가”라고 서 의원을 비판했다.

엄 소장은 “(탄핵불복론은) 당 내부의 반발이 워낙 강해 친박 인사들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제기될 순 있지만 향후 커다란 쟁점으로 부각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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