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보라매 이름 어떻게 붙였나…임무·성능·지향점 반영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9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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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항공기에 고유명칭·통상명칭 부여

우리 군의 첫 국산 전투기에 KF-21 보라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에 따라 전투기 명칭을 붙이는 방법과 명칭 부여 사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KF-21은 공군이 정한 KF-X의 고유명칭이다. 이 명칭은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전투기의 통상명칭도 정해졌다. 공군은 우리나라 공군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보라매를 이번 전투기의 통상명칭으로 정했다. 보라매는 ‘미래 자주국방을 위해 힘차게 비상하는 한국형 전투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군용 항공기 명칭은 대체로 임무에 따라 달라진다. 전투기에는 F, 폭격기에는 B, 수송기에는 C, 정찰기에는 P, 전자전기에는 E, 훈련기에는 T가 임무 부호로 붙는다.

임무 부호 앞에 우리나라를 뜻하는 K가 붙기도 한다. 임무 부호 뒤에 붙는 A 등 알파벳은 개량형임을 의미한다.

군용 항공기에는 고유명칭 외에 통상명칭(애칭, 별칭)이 붙는다. 국민에게 자부심을, 때로는 친근감을 주기 위해 통상명칭이 부여된다. 통상명칭에 담긴 숨은 뜻을 살펴보면 우리 정부와 군이 지향하는 가치를 엿볼 수 있다.

공군이 도입 중인 첫 스텔스 전투기 F-35A에는 프리덤 나이트(Freedom Knight·자유의 기사)란 통상명칭이 부여됐다. 프리덤 나이트는 스텔스 능력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기사를 뜻한다.

F-5A/B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F-5E/F는 미국에서 붙인 타이거2(Tiger2)란 이름을 그대로 썼다. 우리 군이 운용 중인 F-4E 팬텀2(Phantom2)와 F-16 파이팅 팰콘(Fighting Falcon)도 미국 제작사가 부여한 통상명칭을 그대로 활용했다.

우리식 이름이 처음 부여된 전투기는 KF-5 제공호다. F-5E/F 타이거2를 기반으로 대한항공과 삼성정밀(한화테크윈)이 1980년 KF-5 제공호를 생산했다. 공모 절차 없이 정부 결정에 따라 ‘하늘을 제패하는 전투기’라는 의미의 제공호라는 통상명칭이 부여됐다.

첫 국산 훈련기인 KT-1 통상명칭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라는 뜻에서 웅비(雄飛)란 이름을 붙였다.

공군은 국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000년부터 공개모집 방식으로 통상명칭을 정하기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미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FA-50)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골든 이글(Golden Eagle)이란 이름을 받았다. 골든 이글은 맹금류인 검독수리를 뜻한다.

미 공군 전투기 F-15E를 개량한 F-15K는 2005년 대국민 공모를 통해 슬램 이글(Slam Eagle)이란 이름을 얻었다. 슬램 이글이란 전승을 달성하는 하늘의 절대강자란 뜻이다.

첨단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은 2008년 대국민 공모를 거쳐 피스 아이(Peace Eye)로 불리게 됐다. 피스 아이는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는 눈이라는 의미다.

국내 최초 4인승 민간항공기인 KC-100을 개조한 입문훈련기 KT-100은 2008년 대국민 공모로 나라온이란 이름을 받았다. 나라온은 100% 완벽하게 날아오른다는 뜻이다.

공군이 도입한 공중급유기 KC-330의 통상명칭은 공군 내 공모를 통해 시그너스(Cygnus)로 정해졌다. 시그너스란 백조자리를 뜻하는 용어다. 하늘에서 급유하는 KC-330의 모습이 마치 백조가 날갯짓을 하는 모양을 연상시킨다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이 밖에 전술수송기 C-130J는 슈퍼 허큘리스(Super Hercules), 다목적 수송기인 CN-235는 슈퍼 트루퍼(Super Trooper), 대형 수송헬기 CH-47D는 치누크(Chinook), 기동헬기 HH-60P는 블랙 호크(Black Hawk) 등 미국 이름을 차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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