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성윤 교체” 요구에… 박범계 “유임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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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간부 인사 앞두고 두번째 회동… 朴, 한동훈 지검장 복귀도 거부
구체적 인사안 따로 제시 안해… 檢내부 “일방적 인사 위한 것” 비판

마주 앉긴 했지만… 5일 서울고검 15층 사무실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마주 앉아 다음 주
 단행될 예정인 검찰 인사를 논의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윤 총장이 들고 온 노란 봉투와 인사 관련 문건이 놓여 있다.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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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긴 했지만… 5일 서울고검 15층 사무실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마주 앉아 다음 주 단행될 예정인 검찰 인사를 논의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윤 총장이 들고 온 노란 봉투와 인사 관련 문건이 놓여 있다. 법무부 제공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5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논의하기 위해 두 번째로 회동을 했다.

법무부는 박 장관이 이날 오전 11시 45분경부터 오후 1시 30분경까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 15층 사무실에서 윤 총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호텔 등 제3의 장소에서 인사 논의를 해왔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실로 호출했다. 고검에서 인사 논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박 장관은 배석자 없이 윤 총장으로부터 총장이 준비해온 서면을 기초로 이번 인사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며 “이후 인사의 방향, 범위 및 주요 인사에 대한 설명을 총장에게 구두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박 장관과 윤 총장이 면담하는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에 앞서 박 장관은 2일 오후 4시부터 6시경까지 같은 장소에서 윤 총장으로부터 검찰 인사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박 장관이 예고한 대로 윤 총장과 두 차례 회동이 이뤄진 만큼 이르면 다음 주초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장관은 윤 총장이 요구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 등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 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 등 친정권 검사들의 보직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지검장에 대해서는 “내부 지휘권을 상실해 사건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을 유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동훈 검사장을 일선 지검장으로 보내는 방안도 박 장관이 거부했다고 한다. 다만 심 국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인사 협의 과정도 통상의 방식과는 달랐다고 한다. 보통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인사안을 가지고 오면 검찰총장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지만 박 장관은 인사안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윤 총장은 “이런 식이면 인사 협의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취지로 불쾌해했다고 한다. 검찰에서는 “박 장관이 윤 총장과 형식적인 만남만 갖고 추 전 장관 때처럼 일방적인 인사를 하려고 사진까지 공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위은지 wizi@donga.com·배석준 기자
#윤석열#박범계#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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