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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박범계 “검찰과 협조관계속 檢개혁”… ‘조국 수사’로 윤석열과 충돌도

입력 2020-12-31 03:00업데이트 2020-12-3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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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장관 지명]박범계, 윤석열-이성윤과 사법연수원 동기
文대통령과 盧정부 靑서 같이 근무… 靑 “검찰-법무 개혁 완결 기대”
檢내부 ‘합리적 개혁 기대’ 기류 강해
패트 기소상황… ‘부적절 인사’ 논란도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지명 발표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에서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참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 3선의 친문(친문재인) 의원을 발탁한 것은 그간 국민적 피로감이 컸던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을 해소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과정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검찰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박 후보자가 대통령민정2비서관, 법무비서관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검찰·법무 개혁 완수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는 법원,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충북 영동 출신의 박 후보자는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4년부터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법 판사로 일하던 2002년 법복을 벗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후보 단일화 압박 등으로 힘겨운 상황이었는데, 현직 판사가 직을 버리고 캠프로 합류해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뒤에는 민정2비서관을 지내며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지원 유세에서 박 후보자에게 “아주 든든한 저의 동지로 우리 당내 최고의 법률통”이라고 치켜세운 이유다.

‘추-윤 갈등’으로 검찰 반발이 확산된 가운데 박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검찰 조직 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후보자는 이날 “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가 돼야 하고, 그걸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저에게 주신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검찰 압박 대신 혼란을 최소화하며 법무·검찰의 조직 안정에 좀 더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박 후보자가 내년 1월 중순경 인사청문 과정을 통과하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윤 총장과 다시 충돌할 수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 및 검찰총장의 검사 지휘감독권 회수 등 ‘검찰개혁 시즌2’ 역시 박 후보자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후보자는 과거에는 윤 총장을 높게 평가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윤 총장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올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는 윤 총장을 향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몰아세웠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반발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선택적 정의, 편 가르기로 재단해온 인사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무법부’ 장관을 다시 임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쪼개놓고 국론을 분열시킨 조국, 추미애로도 모자라는가”라고 혹평했다.

검찰에서는 박 후보자 지명을 기점으로 역대 최악의 수준을 맞은 법무-검찰 관계가 회복되고 ‘합리적인 검찰개혁’이 추진되기를 바라는 기류가 강하다. 한 검사는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를 지나면서 검찰도 지칠 대로 지쳐 있다”면서 “아직 검사들 사이에 박 후보자에 대한 강한 반대 정서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박 후보자가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인 만큼 법조계에서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재판 중인 만큼 검찰이 공소를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다.

△충북 영동(57) △대입검정고시 △연세대 법학과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서울·전주·대전지법 판사 △대통령비서실 민정2비서관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19, 20, 21대 국회의원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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