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중국 겨냥 군사훈련 동참땐, 中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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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한·중·일 평화포럼’에서 ‘전환기 동아시아 평화 모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0.10.27/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한·중·일 평화포럼’에서 ‘전환기 동아시아 평화 모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0.10.27/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한국이 중국을 겨냥한 군사훈련에 참가하면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싱크탱크 한국의 동아시아재단과 미국의 애틀랜틱카운슬이 공동주최한 화상 세미나 연설에서 “미국이 (한국에)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에 가입하라고 강요한다면 한국에는 이것이 존재론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 인도, 호주 4개국간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확대해 ‘나토(NATO)’급의 역내 안보 협의체를 만든다는 구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특보는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를 추가 도입하거나, 중국을 표적으로 한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거나,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훈련에 합류할 때에는 중국은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고 군사적 도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중국은 한국에 둥펑미사일을 겨냥하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은 물론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나, 미국이 우리를 보호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특보는 “한국이 (반중) 동맹에 가입하면 중국-러시아-북한의 ‘3자 동맹 시스템’이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은 1958년 이후 북한에 군대, 무기, 물류지원을 하지 않았으나 그렇게 되면 석유를 포함해 군수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은 핵은 물론 재래식 위협도 더 커질텐데 우리가 이런 딜레마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으로 인해 중소기업과 관광을 업으로 삼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가 겪고 있는 딜레마들에 대해 인내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신냉전의 도래를 직면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전과 분쟁 등 냉전에 대해 쓰라린 기억이 있다. 냉전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신냉전을 피할 수 있을 지가 한국이 우려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종전선언은 비핵화의 입구이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채택하더라도 주한미군의 주둔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한미군 주둔이 한미동맹의 문제이기때문에 북한이 간섭할 공간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종전선언 채택이 북미관계 개선으로 이끌고 우리 모두를 위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생산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느냐”면서 “만약 북한이 이를 고집한다면 종전선언이 채택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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