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자진월북”… 피살자 형 “월북 몰아가” 반발

안산=이청아 기자 , 신규진 기자 , 인천=차준호 기자 입력 2020-09-25 03:00수정 2020-09-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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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 국민 사살]
軍 “구명조끼 입고 부유물에 의지… 발견 당시 북측에 월북의사 밝혀”
형 “빚 2000만원 때문에 자식 버리나… 국민생명 못지킨 軍, 책임전가” 주장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의 1등 항해사인 A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원안)가 선미 우현의 굵은 밧줄 아랫부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해수부는 24일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던 것으로 보아선 단순 실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해양경찰청은 “조사관이 24일 승선해서 촬영한 사진으로, 실종 당시의 슬리퍼 모습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 제공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47)를 군은 월북으로 판단했다. 이 씨의 유족은 “사명감이 강하던 공무원을 군이 월북자로 몰고 간다”며 반발했다.

군은 “이 씨가 22일 오후 3시 반경 북한군과 접촉할 당시 구명조끼를 입은 채 소형 부유물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며 “첩보를 통해 22일 오후 4시 40분경 북한군에 이 씨가 표류 경위를 설명하고 월북 의사를 피력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24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근거가 있다. (보안 때문에) 답변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첩보는 북한군 통신을 감청한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

어업지도선(무궁화 10호) 내 이 씨의 동선 등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신동삼 인천해양경찰서장은 24일 “선박 폐쇄회로(CC)TV 2대를 확인한 결과 작동을 하지 않아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개인수첩과 지갑 등을 확인한 결과 유서 등이 나오진 않았다고 했다.

이 씨의 큰형(55)은 24일 오후 경기 안산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군이 이 나라 국민인 동생의 생명을 지켜주지도 못해 놓고 책임을 떠넘긴다”고 성토했다. 그는 “군이 자신들의 근무태만과 실수를 덮기 위해 동생을 몰아가는 것”이라며 “조만간 국방부에도 공식 항의하겠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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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빚 때문에 월북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약하다고 항변했다. 형 이 씨는 “동생이 동료들에게 돈을 빌렸다가 월급 통장을 압류당했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몇억 원도 아니고 2000만 원 때문에 어머니와 자식을 버리고 월북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큰형에 따르면 5남 2녀 중 넷째인 동생 이 씨는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전화 통화를 할 정도로 살가운 사이였다고 한다. 마지막 통화는 19일 오후 9시경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위치가 어딘지 등 평소 하던 얘길 나눴는데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며 “병을 앓고 계신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 봐 아직 소식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울컥했다.

안산=이청아 clearlee@donga.com·신규진·인천=차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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