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상징하는 맛’…북한 카페는 어떤 커피 팔까?[송홍근 기자의 언박싱평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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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나눠준 인스턴트 믹스커피가 10여 년 전 북한 사람들에게 ‘커피 맛’을 알려줬습니다. 근로자들은 간식으로 나눠준 ‘커피믹스’를 모아 장마당에 내다팔았는데요. 커피믹스의 달콤 쌉싸래한 맛은 평양의 부유층까지 설레게 했습니다. “커피믹스를 마셔야 문명하게 사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커피믹스는 ‘남조선 막대커피’로 불렸는데요.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에도 중국을 거쳐 한국산 믹스커피가 북한으로 들어갑니다. 지금은 중국산 믹스커피가 장마당에서 팔리지만 한때 북한에서 ‘커피믹스’는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1봉지에 5달러에 팔릴 만큼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에도 카페가 있을까요. 2011년 평양호텔에 서양식 커피를 내는 가게가 처음 생겼습니다. 2012년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양 ‘해맞이식당’ 커피숍을 찾는 장면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는데요. 2015년부터 카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커피는 오랫동안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맛’으로 간주돼 홀대받았습니다. 물론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을 비롯해 고위층은 커피를 즐겼습니다.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이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빵과 커피로 아침식사를 했다고 해요.

북한 카페에서는 어떤 커피를 팔까요?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카라멜마끼야또, 핸드드립커피가 다 있습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얼음물 둔 아메리카노’, 밀크티는 ‘검은콩우유홍차’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에스프레소 콘파냐’는 뭐라고 칭할까요. 커피숍에서 와이파이도 터질까요.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뒤 꼭 20회 째 여러분들을 찾아가는 ‘언박싱평양’ 카페 편에서 확인해보십시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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