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보고일수록 빨리!…‘행정의 달인’들이 전하는 ‘칭찬받는 보고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10시 59분


코멘트

- 서울, 인천, 경기 ‘행정의 달인’들이 전하는 ‘칭찬받는 보고법’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에서 부시장, 부지사를 지낸 ‘행정의 달인들’이 후배 공무원들을 위해 저마다 간직해온 노하우를 풀어놓는다. 그것도 공무원 교육기관이 아니라 ‘공공문장 바로쓰기 운동’을 펴고 있는 공익법인에서다.

8~10일 서울 인사동 KCDF갤러리 교육장에서 진행되는 이 강의의 주인공은 권영규 전 서울시 부시장, 이재율 전 경기도 부지사, 전성수 전 인천시 부시장이다.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개하기로 한 것을 ‘글 바르게 펴는 일은 세상 착하게 하는 일’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우리글진흥원의 김광시 이사장의 동참 요청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 공직자 출신인 김 이사장이 ‘세상 착하게 하는 일’에 나서줄 것을 권 부시장에서 요청했고, 권 부시장은 역시 서울시 출신인 전 부시장을 추천했고, 전 부시장은 이 부지사를 모셔왔다.

‘평생 경험의 나눔’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세 사람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으로서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수도권 행정 협의를 맡았던 공통점이 있다. 권, 전 부시장은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이 맡은 강좌는 ‘행정의 달인들과 함께하는 실무 보고서 작성’. 권 부시장은 ‘칭찬받는 보고법’, 이 부지사는 ‘보고와 행정’, 전 부시장은 ‘정책보고서 작성과 실체’와 ‘보고서 실제로 써보고 피드백받기’이다. 수도권 ‘행정의 달인’이니 사실상 전국 최고의 달인들이 모인 셈이다.

“공무원은 시민 행복을 디자인하는 사람이고, 얼마든지 즐겁고 창의적으로 공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싶습니다.”(권영규 전 서울시 부시장)

“무한돌봄, 골든타임 등 경기도에 재직하면서 펼친 행정을 중심으로 외로운 결정과 잘못된 보고, 지방자치의 발전 의미의 중요성을 말해주려고 한다.”(이재율 전 경기도 부지사)

“공직에 있는 동안 매일 자문자답했던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답하고, 공급자 관점을 벗어나 시민·수요자 관점에서 공감·소통하는 노하우를 들려주려고 한다”(전성수 전 인천시 부시장)

<보고하기 전, 최종 체크리스트>
○메시지가 분명하고, 핵심을 앞 부분에 배치했는지
○동일한 내용이 중복되어 있는 것은 없는지
○각종 제시된 통계가 정확한지, 상호일치하는지
○표기된 어휘나 외국어 등의 오탈자는 없는지
○고객의 관점에서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없는지
○분량이 한쪽이 넘는 경우, 더 줄일 수는 없는지
○본 자료가 외부로 나가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없는지

<보고의 타이밍>
○언제까지 보고 드리면 되는지 ‘기한’ 반드시 확인
○조금 부족하더라도 적시가 더 중요
○장기간 검토가 필요한 경우, 필히 ‘중간보고’
○나쁜 보고일수록 빨리!
(이재율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강 ‘보고와 행정’)

3일짜리 보고서 교육에는 이들 외에도 허남식 전 행안부 서기관,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을 지내고 재정경제원 경제홍보기획단 등에서 근무한 백우진 글쟁이 대표까지 가세해 민관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최고의 보고서 작성 교육’인 셈이다. 공무원 대상으로 한 특강은 7월 이후 매월 이어진다.

우리글진흥원은 2011년 전현직 언론인과 작가, 시인, 광고인 등이 쉽고 바른 언어로 우리 사회의 소통을 촉진하고, 정직한 사회를 만들자며 결성한 공익법인이다. 우리 문화의 뿌리인 글과 말이 오염·훼손되지 않도록 공공문장 바로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공공문장 감수, 공직자 국어능력 향상교육, 공공문장 바로세우기, 영세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글쓰기 교육 등의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