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벤처 구내식당서 깜짝 오찬…“현장의 목소리 듣겠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7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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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벤처기업 구내식당 찾아 일반 직장인과 오찬
경력단절·52시간제·육아휴직 등 현장 목소리 경청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 밖 일반 기업의 구내식당을 찾았다. 국민 생활에 더 가깝게 다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소벤처기업 밀집 지역인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찾아 평범한 직장인 8명과 점심 식사를 했다.

취임 후 청와대 구내식당을 찾아 일반 근무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한 적은 있었지만 민간 중소벤처기업 내 구내식당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민이 있는 곳을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서 함께 식사하고, 국민이 현장에서 전하는 고민을 귀기울여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총 여섯 차례 구내식당에서 공개 식사를 했다. 취임 이틀만인 2017년 5월12일 청와대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기술직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 이튿날인 5월13일에는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을 전담해서 취재한 이른바 ‘마크맨’들과 산행 끝에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삼계탕을 함께 먹었다.

2017년 8월 31일에는 현장 업무보고가 예정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을 찾아 다둥이·육아휴직 복귀 공무원 등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외에도 2018년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 직후, 2018년 4월25일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과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공개 식사를 했었다.
이날 점심에는 젊은 직장인, 경력단절 여성, 장기근속자 등 다양한 입장을 대표하는 8명의 일반 직장인이 함께했다. 육아휴직,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등 저마다의 관점에서 느낀 정부 정책에 대해 의견을 털어놨다.

문 대통령이 최근 생방송 MBC 국민과의 대화를 매우 만족해 했던 점에 착안해 소통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차원으로 준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퇴근 후 남대문 시장을 들러 퇴근길 시민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겠다는 ‘광화문 대통령’ 공약도 궁극적으로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 자리에서 “일반 시민들과 점심하는 것은 처음이다. 같이 점심도 하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자”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니까 저는 주로 편하게 듣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최지선씨는 “회사에서 주4.5일 근무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워라벨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애가 아플 때는 굉장히 막막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맡길 데가 마땅치 않고, 어린이집에서는 애를 찾아가라고 연락이 온다”며 “아이가 아플 때나 제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진짜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라든지 제도가 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에는 생각보다 아빠들이 많이 늘어났다”며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아빠가 옛날처럼 눈치 보여서 육아휴직 못 한다거나 이런 일이 근본적으로 생기는 일이 없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휴직 과정에서 퇴사를 하게되면서 경력이 단절됐었다던 조안나씨는 “(입사) 서류를 제출하면 기혼자는 거의 탈락이 되는 게 현실”이라며 “(면접을 가도) 둘째 낳을 것인지 항상 물어본다. ‘야근 가능한가’, ‘그러면 애는 누가 보는가’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 후 구내식당 옆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다른 직장인 6명의 고민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그냥 편하게 밥먹고 커피 마시고 이야기 좀 주고받고 소통하자는 그런 취지니까 부담갖지 마시고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편하게 얘기 해달라”고 당부했다.

커피숍에서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대기업들이 주52시간제를 고려 않고 하청을 주는 관행, 직장내 성희롱,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불평등에 관한 주제로 다양한 고민들을 주고 받았다.

한편 이날 점심과 차담회에 동석했던 총 14명의 일반 직장인들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구로디지털단지 측으로부터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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