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출마? 비례대표후보? 엇갈리는 시선 속 황교안 결단은…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1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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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외동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7.26/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외동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7.26/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친일프레임’에 의한 당 지지율 하락이라는 난기류를 만난 가운데 내년 총선 출마지로 ‘정치 1번지’ 종로를 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어려움에 빠진 당을 살리고 2022년 대선을 바라보려면 황 대표가 종로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당이 원한다면 결단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지금은 비례대표로 나갈지 종로 지역구로 출마할지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황 대표에게 종로 출사표는 정치적 체급을 입증하느냐, 치명상을 입느냐를 가르는 ‘양날의 검’인 만큼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당내에선 종로 출마에 대한 찬반이 맞서고 있다. 비박계는 대권 가도를 위해 종로에서 출마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친박계는 ‘낙선 리스크’를 우려해 반대의사를 표해왔다.

‘종로 출마론’은 비박계로선 손해볼 것이 없는 카드가 될 수 있다. 황 대표가 종로에서 출마해 당선된다면 권유가 ’옳았다‘는 명분을 챙기면서 당의 지지율 상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반면 낙선한다면 황 대표에 대한 리더십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친박 세력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비박계가 총선 이후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문인듯 비박계 의원들은 최근들어 ’종로 출마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당내 인사들의 잇단 말실수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계파갈등‘ 등을 이유로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황 대표가 이를 불식하려면 종로 출마 결단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비박계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이전엔 비서실장 타이틀밖에 없었지만 부산 사상구에 출마, 현역으로 뛰면서 탄력을 받은 것”이라며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황 대표도 이점을 알고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문재인·이명박·노무현의 공통점은 모두 선거에 출마해 현역으로 뛴 것”이라며 “황 대표가 비례대표로 나가길 원하는 것 같지만 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울 시점이 올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 싱크탱크 수장인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해야 정공법”이라며 “(총선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선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군불을 땠다.

반면 친박계는 황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당의 간판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명분이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하겠다고 나서도 ’절대 안 된다‘고 말려야 한다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친박계 한 의원은 “당대표가 지역구 선거 유세에 매몰되는 게 전국에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겠느냐”며 “종로 출마를 권유하는 속 마음은 황교안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례대표 앞자리를 받는 것이 문제라면 비례대표 10번대를 받으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도 당내 목소리를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30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갈지 종로 지역구로 출마할지 얘기할 시점이 아직 아니다”면서도 “당의 입장이 정해지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묵찌빠‘ 놀이를 예로들며 “내가 무엇을 낼지 알려주면 그건 전략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도 비례로 나간 적이 있었다”고 설명였다.

황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례대표 출마를 언급한 점을 두고 비례대표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점점 커져가는 ’종로 출마‘ 목소리에 대한 황 대표의 답변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 치열하게 싸우는 게 총선을 주도하는 데 도움이 될지, 비례대표 끝 순위에 걸어놓고 선거를 총괄 지휘하는 것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면서 “내년 선거지형도를 보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박은 비박대로, 친박은 친박대로 설득력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론 황 대표가 비례대표로 나와 선거를 총괄 지휘하는게 맞다고 본다. 그렇게 해야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원유세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종로에는 정치 거물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총선열기가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지역구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된다.

종로는 윤보선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대권으로 가는 교두보라는 평가를 받는 지역구다. 그러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2008) , 오세훈 전 서울시장(2016년) 등의 경우처럼 낙마하면 치명상도 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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