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열차 베트남 도착, 객차 문 열리자 가장 먼저 내린 사람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6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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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새벽 중국 남부의 한 역에서 하차한 뒤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가운데 흡연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두 손으로 공손히 재떨이를 들고 서있는 모습도 공개됐다.

일본 민영방송 TBS 계열의 JNN은 “26일 오전 3시반(한국 시간)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가 중국 남부 난닝(南寧)역에 정차했다”며 김 위원장 일행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외투 상의에 손을 넣고 천천히 걸었고, 직접 담배에 불을 붙여 피우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커다란 재떨이를 들고 옆에서 기다리다가 김 위원장이 담배를 다 피우자 재떨이를 내밀었다. 김여정이 직접 김 위원장의 담배꽁초를 챙긴 것은 김 위원장의 타액 등 생체정보가 외부로 공개되는 것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어 김 위원장은 장거리 열차 여행에 피곤한 듯 두 눈에 양손을 대고 2, 3초 동안 누르는 등 멀리서 보기엔 머리를 감싸는 듯한 모습도 남겼다.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수행단과 얘기하는 등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고심하는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현송월도 열차에서 내려 여성 두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 위원장 일행은 약 30분 후 베트남을 향해 출발했다. 열차는 계속 남하해 26일 오전 8시 14분(이하 현지시간)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인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객차는 평양에서 출발한 전용열차 그대로였으며, 짙은 녹색에 창문 아래로는 노란색 가는 줄이 가로로 칠해져 있었다.

8시20분 객차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김여정이었다. 뛰어나오듯 급한 걸음으로 급히 문밖으로 나왔다. 이 때문에 대기하고 있던 베트남 의장대가 트럼펫을 불었지만 곧 멈췄다. 김 제1부부장이 미리 자리를 살피러 나온 것을 김 위원장이 내린 것으로 착각했다가 곧바로 상황을 이해한 것이다.

닫혔던 객차 문이 다시 열린 것은 약 2분 뒤. 김 위원장의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문을 열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검은색 벤츠 차량으로 갈아타고 오전 8시 30분경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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