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철 공식 직함은 ‘北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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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공개… 비건과 격 맞춘듯
김정은에 보고는 김여정이 맡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사진)의 직책이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건 대표의 협상 카운터파트인 김 대표의 직함을 처음으로 표기했다.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기존에 없던 보직이다. 북한이 비건 대표의 직책을 염두에 두고 격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위원회는 한국의 청와대, 미국의 백악관 같은 최고 정치기구로, 최근 국무위 내 ‘대미(對美)협상 상무조(TF)’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핵 군축, 무기 기술 전문가부터 외무성 전략가, 통일전선부 간부, 군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조직의 수장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소식통은 “통일전선부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미협상 조직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북-미 관계를 전략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을 찾다가 외무성에서 김혁철을 스카우트해 TF를 꾸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상무조가 실무 협상한 내용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김 부부장이 김 대표가 속한 상무조와 김 위원장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졌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김혁철의 등장과 무관하게 여전히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부상은 북-미 관계를 담당했던 인물이라 핵 문제나 평화협정, 제재 완화 등을 다루기엔 김 대표가 더 적합하다고 북한 내부에서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혁철은 외무성 전략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각 지역의 정보를 취합해 ‘전략 보고서’를 작성했고 6자회담(2005년), 2006년 첫 북핵 실험에 관여하는 등 북한 내 핵 협상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통한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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