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주목받는 싱가포르 호텔 2곳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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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라, 유일 출입구 철통경호… 회담 장소 급부상
풀러턴 “12일에도 예약가능”… 김정은 숙소 아닌듯

싱가포르 현지 언론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는 ‘카펠라 호텔’(위)과 ‘풀러턴 호텔’. 각 호텔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싱가포르 현지 언론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는 ‘카펠라 호텔’(위)과 ‘풀러턴 호텔’. 각 호텔 공식 홈페이지 캡처
1일 오전 8시(현지 시간) ‘김정은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 로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과 경호·의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측 대표단 관계자 2명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일정이 많다”고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김창선 부장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호텔을 떠났다가 2시간 뒤쯤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싱가포르 현지에선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두 정상의 예상 숙소 맞히기가 한창이다. 유력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풀러턴 호텔을 숙소로 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북-미 실무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카펠라 호텔을 숙소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상회담도 둘 중 한 곳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휴양지인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는 미국 실무협상팀이 머물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이날 풀러턴 호텔을 돌아본 결과 북한이 김정은 숙소로 택하기엔 미흡한 구석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정은 경호에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 이 호텔은 차량을 타고 호텔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주 출입구 이외에도 호텔 서측과 지하 주차장 등 다양했다.

정상회담 예상 날짜인 12일을 전후해 정상 예약을 받는 점도 김정은 숙소일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기자가 이날 호텔 측에 “12일에 스위트룸을 예약할 수 있느냐”고 묻자 호텔 직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카펠라 호텔이 정상회담 유력 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호텔 초입의 2차선 도로는 호텔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다. 이 도로만 막으면 경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날 이 도로 초입에선 호텔 경비원이 차량 대부분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한 경비원은 “호텔 투숙객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당초 가장 유력한 장소로 꼽혀온 샹그릴라 호텔도 이날 경비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었다. 호텔로 가는 길목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배치돼 철통 경비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는 1∼3일 이 호텔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때문이지 정상회담 사전 조치는 아니었다. 12일 전후로 정상 예약도 받고 있었다. 호텔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현지 경찰은 “경비 작전은 매년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 때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더 강화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미 정상회담#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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