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차 주말 촛불집회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최선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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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전국 주요 도시 100여 곳에서 4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다음 주로 미루면서 슬그머니 국정에 복귀하는 모습에 자극받아 얼마나 많은 국민이 시위에 참여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야권의 책임도 무겁다. 야 3당은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거대한 촛불민심을 정치적 해법으로 풀어내는 책무를 저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출정식을 연 데 이어 오늘 서울 청계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 회복 규탄대회’의 장외투쟁을 독려하며 정치적 해법과는 먼 길을 갈 모양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국민은 촛불을 들 자격이 있지만 촛불집회 주도세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들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일리가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어제 박 대통령을 겨냥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시켜 물리적 충돌을 준비시키고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를 요구하는 일부 보수단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가져 국회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할 권한을 가진 야당이 계엄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다.

 지금까지 3차에 걸친 주말 촛불집회에 유연하게 대응했던 경찰이 오늘은 청와대로 진출할 수 있는 행진로 일부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일부 참가자처럼 청와대 앞을 가로막은 폴리스라인을 밀어내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오늘 집회가 안전사고나 폭력 없이 평화적으로 민의를 표현할 수 있도록 모두가 다시 한 번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촛불집회#박근혜#대통령 퇴진#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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