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 한중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튼 가운데,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파트너십’도 열기로 가득했다.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복원 흐름을 탄 한중 관계의 온기가 새해 벽두부터 비즈니스 현장으로 이어졌다. 양국 경제협력이 실질적 회복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우리 기업 58개사와 알리바바·더우인·텐센트 등 중국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서비스 기업 95개사가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만 총 24건, 4411만 달러 규모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성과 규모보다 더 주목할 점은 교역 구조의 변화다. 기존 베이징, 상하이의 동부 연안 지역을 넘어 우한, 정저우 등 중서부 내륙 바이어의 참여가 두드러졌고, 품목 또한 중간재·제조부품 중심에서 소비재·서비스·콘텐츠를 비롯해 공급망·신산업 분야로 확장됐다.
중국은 고품질 성장과 기술 자립을 축으로 내재적 성장 모델 구축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첨단 제조, 인공지능(AI), 디지털 무역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정상 간 교류를 계기로 상품교역 중심이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서비스·투자 분야로 확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이는 우리 기업에 도전인 동시에 또 다른 대중(對中) 협력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한중 경제 관계 역시 구조적 전환기에 놓여 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지만, 이제는 중간재 수요처나 거대 소비시장을 넘어 기술·공급망 역량을 지닌 첨단 제조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러한 변화를 전제로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보다 수평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 구조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현장에서 체감한 한중 협력은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재편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특히 국빈 방문을 계기로 9년 만에 대규모로 꾸려진 경제사절단은 핵심 광물 공급망과 상호 투자 촉진을 둘러싼 논의에 불을 지폈다.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AI 기반 제조 혁신과 미래 지향적 공급망 협력 방안이 논의됐고,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한 수출상담회, 한류 우수상품 쇼케이스에서도 실질적인 경제협력 성과가 잇따랐다. 디지털 학습 플랫폼을 수출하는 E사가 에듀테크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콘텐츠 기업 L사도 428만 달러 규모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한중 교역이 ‘물건만 파는 관계’를 넘어 공급망·서비스와 지식재산 등 양국 간 협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한중 경제협력은 새로운 미래를 정교하게 재설계할 전환점에 섰다. 베이징 현장에서 확인한 협력의 불씨가 우리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를 공고히 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KOTRA도 한국 수출의 최전선에서 우리 기업의 기회와 가능성을 넓히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