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포기’까지 꺼낸 與… 꿈쩍않는 野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强對强’
與 “22일 넘기면 본예산에 편성”… 더민주 “추경 철회 불가” 맞서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안과 이른바 서별관회의(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를 두고 ‘강 대 강’의 대치를 이어가면서 8월 임시국회의 암운(暗雲)이 걷히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증인 채택을 고집하자 새누리당은 공개적으로 ‘추경 포기’까지 거론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당초 여야가 합의했던 22일 추경안 통과는 무산됐다. 20대 국회도 최악으로 평가됐던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안 처리와 관련해 “22일이라는 마지노선을 더 넘길 수 없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며 “(마지노선을 넘겨야 하면) 이제 내년도 본예산으로 돌려 예산 편성을 다시 하는 일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통과시키지 않은 사례가 없다”며 “야당은 여야 합의를 존중해 추경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추경 포기’ 카드로 압박하자 이날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원 간담회를 긴급 소집해 ‘최·종·택 트리오’(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장)의 출석 없이는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청와대는 ‘우병우 지키기’, 새누리당은 ‘최경환 지키기’에 나선 것에 대해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본예산 마감일이 오늘(19일)이다. 추경안은 본예산 심의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며 ‘추경 철회 불가’ 카드로 여당에 맞섰다. 김현미 예결위원장도 “추경안을 철회하려면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예결위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민주당의 강경한 태도에는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당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생각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직후 “추경안이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 여당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야당이 기획재정위, 정무위에서의 ‘안건 청문회’가 아닌 범국회 차원의 ‘연석회의 청문회’를 제안한 것을 놓고 출구전략을 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 원내대표에 이어 이날 오전 더민주당 우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중재안’을 타진했다. ‘최·종·택 트리오’ 중 일부 증인만 합의하고 예결위를 정상화하는 ‘선 추경, 후 청문회’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서별관회의#청문회#증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