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20대 전반기가 개헌 타이밍”… 박지원 “조조익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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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연일 개헌론… 대선 주요변수로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헌과 관련해 “20대 국회에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헌과 관련해 “20대 국회에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개헌론의 불씨를 지핀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가능하면 20대 국회 전반기에 (개헌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권 수뇌부는 여전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개헌에 찬성하는 야권 내부에서 정 의장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에 대한 반발 기류도 감지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은 이제 더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처리 시점에 대해선 ‘20대 국회 전반기’라고 못 박으며 “지지부진하게 할 게 아니라 좀 과감하게 할 때가 됐다”고도 했다.

다만 정 의장은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가 제안한 ‘내년 4월 국민투표’와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 의장은 “(개헌을) 언제 발의하고, 투표하고 하는 논의는 좀 빠른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저는 가능하면 말을 아끼는 것이 (개헌) 문제의 성공을 위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이는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개헌 드라이브에 대한 반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 의장 측을 향해 사실상 ‘공개 경고’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개헌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뜻으로 “조조익선”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찬성 의사를 보였다. 그는 “지금이 개헌 논의의 적기다. 번번이 무산되는 개헌 논의가 결실을 맺으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물꼬를 터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우 내정자 등이 주도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의 뜻도 나타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사무총장이 개헌 운동을 주도하는, 마치 정치 문제에 너무 깊숙하게 개입을 하는 경우가 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 사무총장 (내정자가) 지금 정식으로 부임했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개헌은 여야가 논의할 문제인 만큼 국회의장 측에서 너무 깊숙하게 주도하지 말라’고 요구한 셈이다.

청와대와 여권은 이날도 신중론을 펼쳤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금 곧바로 개헌 논의에 들어갈 만큼 국민적 관심과 합의가 이뤄졌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정치인 몇몇이 주도하는 ‘여의도만의 리그’로 하는 논의는 과거의 예를 볼 때 필패한다”고 말했다.

“개헌은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했던 박 대통령은 최근 다시 개헌론이 불거진 데 대해 침묵하고 있다. 정연국 대변인도 이날 “청와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해 “특권의 가장 핵심 요소인 면책, 불체포 특권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은 “(국회법 개정안의) 취지에 적극 찬성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합법적 절차를 통해 같은 취지, 비슷한 내용이 법제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비정규직 신분인 207명의 국회 청소 용역 근로자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이분들을 직접 고용할 방안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
#정세균#개헌#박지원#개헌론#야권#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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