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발언’ 부쩍 늘어난 반기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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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發 정계개편 바람]트럼프 겨냥… 한반도 평화 강조
대선 묻자 “한국에 가기 겁난다”… 뉴욕 행사에 조윤선 참석해 눈길

“우리는 인종 차별과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에 분노한다. 특히 그 발언이 국민을 단합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될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면 더욱 분노한다.”(미국 컬럼비아대 졸업식 축사)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은 임기 7개월여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정의 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지원을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잠재적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사진)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치적 의미가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달 하순 방한을 앞두고 사실상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컬럼비아대 졸업식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축사를 하면서 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70)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역사적인 파리기후협정을 이뤄냈다. 기후변화 문제를 부인하는 정치인에게는 표를 주지 말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저녁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선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한국 특파원들 질문에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특유의 긍정도 부정도 않는(NCND) 화법을 구사했다. 그는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 한국 일정 하나하나를 대선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는 기자의 물음엔 “큰일입니다. 한국 가기가 겁나요”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만찬 행사엔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참석했다. 조 전 수석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딸을 만나러 왔다가 잠시 들른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27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원전 피폭지 히로시마(廣島) 방문 계획에 대해 “대통령의 결단을 환영하며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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