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금지곡 ‘임을 위한 행진곡’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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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26일 11시 02분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나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9번째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지난 25일 오후 8시 55분 같은 당인 신경민 의원에 이어 9번째 주자로 나선 강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기 전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자주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 의원은 4대강 사업과 종합편성채널(종편) 반대, 마스크법 저지 등의 사례를 들며 “제가 이 자리에서 국민들이 싫어했던 몸싸움을 수도 없이 했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당이 날치기하는데, 동료 의원 멱살 잡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제 중진이 됐으니 점잖게 싸우라는데 그게 안됐다. 국민께 죄송하지만 국회에서 선진화법이 없을 때 사법처리를 2번 받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강 의원은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면 폭력 의원으로 낙인찍히지 않았을 것이고 저의 4선 도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론 전 강 의원은 사실상 공천배제 결정을 통보 받았다. 이날 오후 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에 새로운 인물을 전략 공천을 하겠다는 당의 결정이 나온 것.

마무리 발언에서 강 의원은 “이 자리가 몸싸움했던 자리가 아닌, 날을 새가면서 토론할 수 있었던 자리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제가 꼭 한 번 더 이 자리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말한 뒤 노래를 시작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기리는 상징적 노래로 이명박 정부 이후 공식석상에서 제창이 금지된 곡이다. 강 의원은 지난 2013년 5월7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도 5·18 기념식에서 제창 순서를 없앤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이 노래를 부른 바 있다.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zoo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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