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판 ‘미운털’… 예산 깎인 국회예산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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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대구철도사업 예산안 지적
與 요구로 10억여원 삭감됐다가 막판에 2억 줄이는것으로 마무리

국회예산정책처(예산처)가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잇달아 예산이 깎이는 ‘예산 페널티’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예산처가 최근 내놓은 정부 예산안 비판 보고서로 ‘미운털’이 박혔다는 뒷말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국회의장 직속기관의 예산을 깎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17일 예산처의 내년도 예산 170억6800만 원을 의결했다. 정부 예산안보다 12억여 원 증액된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결산심사소위 속기록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정부는 예산처의 정책연구비를 1억3100만 원 깎아 올해의 절반만 책정했다. 또 국회법 개정으로 내년에 예산처 인원을 13명 증원하기로 했으나 인건비 9억여 원은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야당이 예산처 증액을 요구했지만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각종 연구용역비 감액도 요구했다. 김준기 예산처장이 “(예산이 줄면) 보고서가 20개에서 15개, 10개로 줄 수밖에 없다”고 하자 조 원내수석은 “그래서 감액하자는 거다.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결국 신규 채용에 따른 인건비와 정책연구비 증액 등은 반영됐으나 조 원내수석의 요구에 따라 연구용역비와 여비, 포상금 등 2억여 원이 깎였다.

예산처가 ‘찍힌’ 이유는 ‘2016년 예산안 분석’ 보고서 탓이라고 한다. 국토교통부의 대구권 광역철도사업 예산(168억 원)의 집행 보류를 주장했다. 시행령상 경북 구미시는 대구권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노선이 연결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예산처는 대구시 복선전철사업의 예산이 과다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조 원내수석의 지역구는 대구 달서병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부#비판#미운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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