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 공정위원장 내정자 자진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5일 08시 33분


박근혜정부 6번째 낙마…해외 비자금계좌 운용 보도 뒤 사의표명

靑 인선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 가열될 듯

25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 내정자가 국외에서 수년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탈세를 해왔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라인도 지난주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 내용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퇴는 박근혜 정부 들어 벌써 6번째다. 이에 청와대의 인선 검증 시스템의 부실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김용준 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차관,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가 사퇴했다.

한 내정자는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출신으로 조세법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는 14일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되고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된 직후부터 야당으로부터 낙마 공세를 받아왔다.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그의 재산규모가 109억 원으로 과도하게 많은데다 상습세금탈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앤장과 율촌 등 대형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어 공정위원장에 적임인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야당 측에서는 그가 대형 로펌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것으로 드러나 '경제 검찰'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내정자는 2004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서울 송파세무서와 용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 부회장을 대리했다. 총수 일가의 편법증여 관련 소송이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한 내정자에게 논공행상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장 자리를 준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한 내정자는 새누리당 대선기구인 국민행복추진위 정부개혁추진단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민주통합당이 한 내정자에 대한 낙마 공세를 펴면서 국회 정무위는 그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한만수 후보자가 해외에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관련세금을 탈루해온 혐의가 짙다"며 "한 후보자가 2011년 국세청의 해외자산 자진신고 제도 도입을 계기로 해외 비자금 계좌를 뒤늦게 신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에 한 후보자의 해외 금융계좌 신고여부, 계좌규모, 계좌 개설 시점 및 개설국가 등 관련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한 내정자는 해외에 수십억 원의 비자금 계좌를 개설하고 수억 원대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 제기를 버텨내지 못하고 결국 낙마했다.

그는 '사퇴의 변'을 통해 "저의 공정거래위원장직 수행의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채 장시간이 경과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지위를 사퇴하고 본업인 학교로 돌아가 학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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