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국민주 방식 매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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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난달 30일 MB 만나 조율… 국토부 “긍정 검토”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일 오전 갑자기 오찬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서울 여의도의 국회 앞 한 식당에 모인 기자들에게 홍 대표는 “(정부가 지분매각을 추진 중인) 인천공항공사를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하자고 청와대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의견을 전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서민들에게 초우량 기업의 주식을 싸게 나눠주는 것이 친서민 정책이 될 수 있고, 특정 기업이나 자본에 매각했을 때 생기는 특혜 시비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전에 비슷한 방안을 제기한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주주의 반발 등이 우려되지만 지분 매각을 처음 하는 인천공항공사는 그런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그 뒤 국토해양부는 이날 오후 “국민공모주 방식 매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가 지난달 20일 우리금융과 대우조선의 국민공모주 매각 방안을 제기했을 때 청와대와 정부에서 즉각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홍 대표가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사전에 청와대-정부와 이 문제를 조율했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홍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을 겸한 단독 회동을 한 자리에서 이런 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우리금융이나 대우조선과는 다른 사례여서 잘 정리하면 나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번엔 홍 대표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다.

한편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계획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하면서 민영화 자체를 반대했다. 그는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의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주 매각 제안은 정부의 이런 매각 목적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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