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외딴 나라’ 北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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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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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400만원 상품 판매… 제임스 호어 前 주북한대사가 가이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그동안 장막에 갇혔던 곳을 견학하고 북한 사람들도 만나는 독특한 관광상품이 등장했다.

영국 여행사 ‘폴리티컬 투어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외딴 나라 속으로’라는 이름의 열흘짜리 북한 여행 상품의 예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여행 안내문에 따르면 이 상품은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국 베이징(北京)의 ‘고려여행사’와 영국 여행사가 함께 기획했다. 2001∼2002년 주북한 영국대사를 맡은 제임스 호어 박사(사진)가 사실상 ‘가이드’를 맡는다. 북한 여행비자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국적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이 여행상품은 단순한 여행보다는 북한을 학습하는 성격이 강하다. 참가자들은 방북 직전 이틀간 베이징에서 현재 북한의 경제상황을 비롯해 최근의 남북관계, 6자회담, 북한의 미래 등에 관한 전문가 강의를 듣는다. 북한 내 일정도 다른 관광상품과는 거리가 있다.

원산농업대 교수와 학생들을 만나는 흔치 않은 기회도 있다. 또 2010년까지 외국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었던 함흥에도 들러 북한의 대표적 공장 중 한 곳을 방문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주 시찰하는 함남 함주군 동봉협동농장도 들러 북한 농업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평양 지하철을 타기도 하고 피자가게와 볼링장 등도 들른다. 이 밖에 1968년 북한이 납치한 미국의 푸에블로호, 판문점 등도 방문한다.

북한 내 일정은 모두 8일로 각각 △교육과 산업 △고려시대 △이데올로기와 기술, 문화 △6·25전쟁과 현재의 삶 등 날짜마다 주제가 정해져 있다. 관광상품의 가격은 1인당 2350파운드(약 400만 원)다. 10월 15일 베이징에서 시작되며 베이징과 평양 왕복 교통요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폴리티컬 투어스 여행사는 분쟁과 정치적 소요를 겪고 있는 나라들을 여행하는 상품을 주로 기획해 왔다. 이 여행사 니컬러스 우드 대표는 “북한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접하기보다는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상품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우드 대표는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이다. 치열한 내전을 겪었던 보스니아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등 현장을 직접 봐야 실상을 알 수 있는 곳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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