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 ‘상하이 스캔들’]김정기 당시 상하이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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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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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명 연락처 도난당한것… 국내 정보라인 소행 가능성”

동아일보와 만나 자신과 덩신밍 씨의 의혹 연루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동아일보와 만나 자신과 덩신밍 씨의 의혹 연루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유출된 자료는 4, 5년 전 내가 만들어 가지고 다니던 연락처로 절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중국 상하이(上海) 주재 한국총영사관 출신 영사들의 자료 유출 및 스캔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기 당시 상하이총영사(3일 귀국)가 8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국가기밀 유출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이번 스캔들의 당사자인 중국 여성 덩신밍 씨는 상하이 총영사관 측으로부터 대통령부인 김윤옥 여사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 정부 고위층 및 여당 인사 200여 명의 연락처 등 관련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락처를 갖고 있었던 김 전 총영사는 “유출된 연락처는 (내가) 4, 5년 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할 때부터 갖고 있었던 것”이라며 “관저 사무실에 보관했던 것인데 지난해 장모상과 휴가 등으로 3번 정도 상하이 관저를 비운 사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락처는 총영사 관저를 비운 사이 도난당했다”며 “절대 내가 유출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화번호는) 지금은 대부분 바뀌었고 또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정보 가치가 없는 번호들”이라면서도 “하지만 관리를 소홀히 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했다.

김 전 총영사는 특히 자신이 갖고 있던 정보와 덩 씨가 갖고 있던 정보가 일부 다른 점을 들어 정보 유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게 자신의 지갑에서 명함 크기의 ‘MB(이명박 대통령 이니셜) 선대위 비상연락망’과 ‘서울선대위 조직본부 비상연락망’ 등 5장가량의 연락처와 덩 씨에게 유출된 연락처 사진을 비교해 보여주며 “엑셀로 정리된 파일을 보면 내겐 없는 김윤옥 여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추가로 기재돼 있는 등 누군가 관저에 침입해 입수한 내용을 보완, 수정해 재정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총영사는 덩 씨와 함께 찍은 사진에 대해서도 “단둘이 찍은 사진들은 공적인 자리에서 의례적으로 촬영한 사진”이라며 덩 씨와의 연루설을 부인했다. 그는 “주요 인사 전화번호 유출 경로로, 개인적으로 국내 정보 라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 나가려던 나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총영사는 “이번 사건은 모두 H, K 두 전 영사와 덩 씨의 애증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불똥이 자신에게까지 튀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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