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업무 비슷한 조직 합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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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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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선진화위, 비효율 지적에 통폐합 핵심의제 설정
장수만차관 “국방획득 한 조직에”… 방사청 흡수 검토

공군에는 방공포병사령부가, 육군에는 유도탄사령부와 방공부대가 있다. 모두 포나 미사일을 쏘는 부대다. 하지만 발사하는 포나 미사일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공군의 방공포병사령부는 나이키 호크 패트리엇 등 고고도 지대공미사일을 다룬다. 육군 각 사단 예하의 방공부대는 저고도용 벌컨포와 오리콘포를 담당한다. 현무 같은 지대지미사일은 육군 유도탄사령부의 몫이다.

육해공 3군에는 이처럼 비슷한 임무를 하는 조직이 10여 개 분야에 걸쳐 30여 개가 있다. 방공부대처럼 명칭은 다르지만 유사한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 적지 않다.

무기와 군수품을 평가하는 기구로는 육군에 시험평가단과 분석평가단이 해군에 전력분석시험평가단이 있다. 리더십센터도 국방부에 국방리더십센터가 있지만 육해공 3군에도 육군리더십센터, 충무공리더십센터, 보라매리더십센터가 있다. 정보보호를 담당하는 컴퓨터침해사고대응팀(CERT)도 군마다 있다. 무기 이외의 군수품을 조달하는 비무기체계사업단도 조금씩 다른 명칭으로 군마다 있다.

명칭까지 유사한 조직도 있다. 육군과 해군은 중앙경리단을, 공군은 중앙관리단을 두고 있다. 전사(戰史)와 각 군의 역사를 기록하는 조직도 군사연구소(육군), 해군역사기록관리단(해군), 역사기록단(공군)의 이름으로 군마다 있다. 컴퓨터와 통신 관련 업무를 맡는 전산소와 군수품 물류창고 역할을 하는 보급창도 각 군에 하나 이상 있다. 이를 두고 군 일각에서는 유사 조직들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임무는 비슷하지만 각 군의 특성에 따라 ‘특화’돼 있기 때문에 통합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발족한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군 조직의 효율화와 슬림화를 위해 유사 기능 조직의 통폐합을 핵심 과제로 다루기로 했다. 국방선진화추진위 군조직 분과위원장을 맡은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군조직 분과에서 다룰 의제를 간추리고 있는데 유사 기능 조직의 통폐합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며 “각 군의 유사 조직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통폐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육해공군이 각각 가지고 있던 인쇄창을 지난해 7월 국군인쇄창으로 통합했고, 지난달 1일에는 각 군의 복지단을 국군복지단으로 통합했다.

한편 국방부는 외청인 방위사업청을 국방부로 흡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만 국방부 차관은 2일 기자들과 만나 “한 조직 내에 국방정책과 소요, 획득, 운영, 예산 등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방사청의 흡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소요에서부터 예산 운영 유지에 대한 소통이 제대로 되려면 한 조직 내에 둬야 한다”면서 “영국과 프랑스 같은 국방획득 선진국 중에서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칸막이를 별도로 두는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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