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걷은 여야 협상파 중진 10여명 “오늘 4대강 예산 절충 조찬 모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7일 03시 00분


안상수 “4대강 예산 삭감 용의”
이강래 “숨통 틔워준다면 협상”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정면충돌 위기로 치닫던 여야가 막판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6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4대강 사업을 포기하는 선언을 하지 않으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도 “4대강 예산에 불요불급한 게 있으면 계수조정소위에서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과 맞서 싸우기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유연한 태도로 바꿔 숨통을 틔워준다면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강 예산’을 놓고 ‘삭감 불가’와 ‘처리 불가’를 고수해 온 양당이 한 걸음씩 물러날 기미를 보인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한나라당 김무성 남경필 권영세 이한구, 민주당 김효석 원혜영 정장선 김부겸 의원 등 여야 협상파 중진 10여 명은 17일 오전 7시 반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갖고 4대강 예산에 대한 절충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 의원은 “4대강 예산으로 국회 전체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모이기로 한 것”이라며 “모임에서 중재안을 내 여야 지도부가 협상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할 경우 정국이 급랭하면서 내년 초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세종시 처리에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자리 창출 등 서민 예산이 포함된 예산안을 심의도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것을 염려한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당은 이날 오후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양당은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17일 소위 구성을 둘러싸고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안 대표는 “민주당이 내일(17일)까지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거부하고 예산심사에 불참한다면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국민도 더는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이 대표는 “수자원공사의 4대강 관련 이자보전비용 800억 원 삭감과 보설치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며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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