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체포 탈북 국군포로 병원에 사실상 수감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최성용 납북가족모임대표 주장
의원들, 북송중단 결의안 제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두 달째 병원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당한 채 입원해 있는 국군포로 J 씨가 “사실상 수감 상태”라고 주장했다.
▶본보 23일자 A1면 참조
탈북 81세 국군포로 공안 두달째 억류
정부, 에 ‘국군포로가족 2명 북송’도 수차례 반대

최 대표는 2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 정부의 강력한 요청과 국군포로라는 점, 고령이라는 점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중국 공안에 체포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감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납북자 가족 3명도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 선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1년째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들은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와 있는 납북자 Y 씨의 부인과 두 아들”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된 국군포로 가족 2명에 대해서도 최 대표는 이들이 강제 북송돼 함경북도 회령군에서 국가안전보위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군포로나 납북자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 국경을 넘으면 (탈북을 주선한 단체가) 두만강이나 단둥지역에서 바로 관계기관(통일부 또는 국방부)에 통보하게 돼 있다”며 “국군포로 가족이 체포된 뒤에 알았다는 어제(22일) 외교통상부의 언급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군포로가족협의회 이연순 대표는 이날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의 어머니와 함께 국회로 찾아와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은 탈북하려던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의 부모를 만나려 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게 체포되자 부모가 북송을 막기 위해 국방부에 ‘딸이 한국에 오고 싶어 한다’고 신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자국민 보호에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올해 3월에도 탈북자 김모 씨가 간질로 발작 증세를 보이는데도 체포돼 북송되는 등 중국 내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지만 담당 부처인 통일부와 국방부, 외교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이렇게 하려면 무엇을 하려고 정권교체를 했는지, 공직자들이 왜 이명박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재발 방지를 위해 범정부 대책기구를 조속히, 적극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선영 의원과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이날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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