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 뻔했던 한-베트남 정상회담 김우중 ‘보이지 않는 손’이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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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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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20∼22일)을 앞두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사진)이 민간 차원의 물밑 외교 활동을 벌였다고 현지 기업인들이 19일 전했다.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엔 다소의 곡절이 있었다.

‘세계 평화유지에 공헌한 월남전쟁 유공자’로 돼 있는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법 개정안에 대해 베트남 측이 “베트남을 세계 평화를 해치는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항의하면서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결국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12일 베트남을 방문해 ‘월남전쟁’이란 문구를 삭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각종 현안을 협의하고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보이지 않는 손’도 부분적으로 역할을 했다는 게 현지 기업인들의 얘기다.

김 전 회장은 당시 하노이 인근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즐기던 중 13번홀에서 외부 전화를 받고 사정을 들은 뒤 운동을 중단하고 어딘가로 급히 이동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이 우리 정부의 지원 요청을 받았는지, 어떤 인사를 접촉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우그룹 해체 후 해외 유랑 시절 ‘베트남 승전 30주년 부흥프로젝트’ 고문 역할을 하기도 한 김 전 회장은 건강 문제로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요양하면서 현재도 베트남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김우중 역할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 당국자는 “정부가 공적으로 외교적인 일을 하면서 그런 분들께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는다. 금시초문이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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