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다닌줄 알았는데 왜 한적한 공립中 보냈을까”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스위스 베른 인근 무리바이베른에 있는 북한대사관. 하루 종일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간혹 경비원만 잠깐씩 나와 주위를 살펴보고 들어갔다. 기자가 대사관 앞에 차를 세우자마자 경비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오며 경계하는 등 감시 태세를 보여 최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베른=송평인 특파원
스위스 베른 인근 무리바이베른에 있는 북한대사관. 하루 종일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간혹 경비원만 잠깐씩 나와 주위를 살펴보고 들어갔다. 기자가 대사관 앞에 차를 세우자마자 경비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오며 경계하는 등 감시 태세를 보여 최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베른=송평인 특파원
베른 한인사회, 김정운 유학생활 잇단 보도에 촉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운의 학교기록이 연일 세계 언론에 보도되자 조용하던 스위스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인 사회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장철균 주스위스 한국대사는 15일 오후 김정운이 다닌 것으로 보도된 쾨니츠 구의 리베펠트 슈타인횔츨리 공립중학교에서 기자회견이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이날 정무담당관을 직접 기자회견 자리에 보내기도 했다.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북한대사관 관계자도 나왔다는 얘기가 돌았다.

북한대사관의 긴장도는 매우 높다. 기자가 무리바이베른에 있는 북한대사관 앞에 차를 세우자마자 경비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오며 경계심을 보이는 등 감시태세를 보였다.

스위스 한인들도 김정운 소식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강성희 한인연합회장은 직접 스위스 신문에 난 기사를 일일이 찾아서 읽고 그 내용을 전달해주기도 하면서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스위스 한국대사관과 한인들 사이에 김정일의 자녀들이 베른에서 학교를 다닌 것은 오래전부터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김정일의 자녀들이 베른국제학교를 다니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번에 쾨니츠에서 김정일의 후계자가 될지도 모르는 막내아들과 딸이 다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들 무슨 이유로 쾨니츠에서 학교를 다녔는지 궁금해했다. 쾨니츠가 북한대사관이 있는 무리바이베른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부자들만 모여 사는 은밀한 동네도 아니어서 더욱 그랬다.

이들은 또 스위스에서 공립학교는 돈을 전혀 내지 않고 다닌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왜 굳이 김정일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고개를 갸우뚱했다.

베른 시내에서 만난 한 한국 교포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연일 세계를 위협하는 가운데 현지 신문에 김정일의 후계자 관련 기사가 보도되는 게 어떻든 한국교민으로선 부담스럽다”며 “요즘엔 스위스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 북한을 화제에 올린다. 아는 것도 없는데 난처하다”고 말했다.

주스위스 한국대사관 측은 섣불리 김정운이 쾨니츠 공립학교를 다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태도다. 과거에도 김정일 자녀들에 대한 소문이 그럴듯하게 떠돌아다니다가 사라진 적이 많다는 것이다. 대사관 측은 김정운이 쾨니츠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거짓일 수도 있어 100% 확실한 것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정보 보고를 유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른(스위스)=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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