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남북 당국 접촉… ‘개성인질 해결’ 장기화 우려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한 남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현대아산 근로자 A 씨의 억류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3월 30일 개성공단에서 북측에 연행된 A 씨는 26일로 58일째 억류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북한은 현재까지 남측의 면담과 변호인 접견을 불허하고 구체적인 혐의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

정부는 A 씨 억류 문제를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문제’로 규정하고 남북 정부 당국 간 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북측은 15일 개성공단 관련 계약의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뒤 남측의 당국 간 회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PSI 전면 참여를 자신들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있어 당분간 추가적인 당국 간 접촉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15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A 씨에 대해 “현대아산의 모자를 쓰고 와서”라는 표현을 사용해 그에게 간첩죄를 덮어씌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해당 기관에서 현재 조사를 계속 심화하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A 씨를 재판에 회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