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짜리 정찰헬기 부품공급 끊겨 ‘무용지물’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육군, 美업체 도산으로 13대중 2대만 정상운용

유사시 북한군 기갑부대 탐지전력에 공백 우려

육군이 운용 중인 BO-105 정찰헬기 13대 중 11대가 핵심장비의 부품 조달과 정비에 차질이 빚어져 정찰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H-1S 코브라 등 공격헬기를 도와 목표물을 주야간 전천후로 탐지 식별하는 BO-105 헬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유사시 적 기갑부대에 대응하는 전력의 공백이 우려된다.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입수한 군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BO-105 헬기에 탑재된 표적탐지장치(TADS)를 제작하는 미국 D사 등 해외 업체들이 최근까지 도산하거나 운영이 부실해져 수리 부품의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BO-105 헬기의 표적탐지장치에 대한 정비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표적탐지장치는 BO-105 헬기가 적 전차나 장갑차, 보병부대 등을 주간 18km, 야간 5.3km 범위 내에서 탐지 식별하는 핵심장비다.

BO-105 헬기 13대 중 정상적으로 정찰 임무를 할 수 있는 헬기는 2대뿐으로 가동률이 15%에 불과하다. 이는 육군이 정한 전·평시 임무 가동률 7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나머지 BO-105 헬기들은 비행만 가능할 뿐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군 당국은 BO-105 헬기의 전력 차질이 장기화되자 올해 말까지 국내 업체를 통해 표적탐지장치의 정비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BO-105 헬기를 운용 중인 다른 나라에서 수리부품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유로콥터가 개발한 BO-105 헬기는 1999∼2000년 해외에서 기술을 도입해 국내에서 생산됐으며 대당 가격은 약 100억 원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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