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박영준 라인 침묵… 그래서 더 주목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7분


인사 앞두고 ‘보이지 않는 역할’ 해석구구

지난해 6월 인사파동의 당사자였던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박영준 전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의 궤적이 좀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치경력이 풍부하지 않은 이 대통령은 평소 이 의원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박 전 비서관도 여전히 이 대통령에게 시중의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핵심 측근이지만 4대 사정기관장 및 청와대 진용 개편, 개각을 놓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그러나 한상률 국세청장이 이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과 지난해 크리스마스 골프회동을 가진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들의 역할론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프회동이 어떤 경위로 마련됐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일각에선 한 청장의 ‘인사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이를 ‘형님 개각’ ‘TK(대구경북)인사’라며 정치공세의 호재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4대 사정기관장 교체와 개각 등이 늦춰지고 있는 데는 ‘형님의 훈수’ 때문”이라는 얘기도 흘러 다닌다. 한 청장이 사퇴를 거부하다 15일 밤 결국 사의를 표명하기로 한 데는 결국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지난해 그토록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고 두들겨 맞았는데 인사에 개입하겠느냐”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의 한 핵심 인사도 “국장급 몇 명 인사할 때도 밤잠을 못자고 고심에 고심을 하는데 한 나라의 미래와 관련되고 자칫 잘못 했다간 국정을 그르칠 수 있는데 인사를 쉽게 할 수 있겠느냐”며 “이 의원 등이 인사에 개입한다는 것은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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