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0·29 재·보선 후 여야 정치권의 표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나름대로 선전한 한나라당은 여유를 되찾는 모습이다. 자유선진당도 충청권에서의 압승으로 흐뭇해하고 있다. 반면 사실상 참패를 면치 못한 민주당은 분위기가 흉흉한 편이다.
3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어제 재·보선에서 당이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력하기 위해 국회 개원 이래 많은 것을 양보했는데 앞으로도 숫자의 힘을 믿고 밀어붙이는 국회 운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선 웃음꽃이 폈지만 당 안팎에선 무소속의 선전(善戰)에 경계하는 분위기 또한 만만찮았다. 비록 한나라당의 실정(失政)이 민주당의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여야 정치권에 혐오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여야와 상관없는 무소속을 지지한 점은 경계할 대목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재·보선에서 충남 연기군수를 비롯해 충청권 지역 3곳을 싹쓸이한 자유선진당도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심대평 선진당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선거에서 선진당의 역할과 소명이 뚜렷이 부각된 것”이라며 “충청 민심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텃밭인 전남 여수의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노동당에 패배한 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도 반사 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는 데 대한 자괴감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선거 결과를 놓고 정세균 대표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도는 등 계파 간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