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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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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세운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후보들이 총선에서 대거 승리했다.
특히 영남권에서 ‘친박 간판’을 내세운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무더기로 당선되면서 ‘친박 돌풍’을 일으켰다.
친박연대는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도 13% 이상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만 머물며 지원 유세도 하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친박연대와 무소속 후보들을 대거 당선시키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박 전 대표는 당선 소감에서도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에게 “고생이 많았다. 축하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김무성 유기준 김태환 최구식 후보 등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들이 당선된 것은 물론 정치 신인들도 친박 브랜드로 유력 한나라당 공천자들을 꺾고 금배지를 따냈다.
친박연대는 총 14석 안팎을 얻으면서 제4당으로 떠올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대구 서에 출마한 홍사덕 후보 정도만 당선권으로 봤지만 영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했다. 비례대표도 당초에는 4석 안팎을 기대했지만 13%를 넘는 득표로 8석 안팎을 건지는 수확을 거뒀다.
친박연대에 합류하지 않고 ‘친박 무소속’으로 승부한 후보들도 15명 안팎이나 당선됐다. 무소속 돌풍이 사실상 친박 무소속 후보자들에 의해 일어난 셈이다.
한나라당 내 박근혜 전 대표 계열로 분류되는 후보 35명 안팎이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18대 국회에는 박 전 대표를 따르는 세력이 65명 가까이 되는 셈이다.
친박 무소속 당선자 상당수는 박 전 대표가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에 복당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 진영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조건 없이 한나라당에 복당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를 돕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한나라당 지도부가 “공천 탈락자가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밝힌 바 있어 복당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친박연대의 경우에는 비례대표 당선자가 의원직 신분을 유지하려면 개별 의원의 복당이 아니라 합당 형식이 돼야 한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는 친박연대를 이끌고 있는 서청원 대표와 홍사덕 당선자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합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 측이 65명에 가까운 자파 의원 및 19석 안팎을 얻은 자유선진당과 별도의 당을 만들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탈당보다 당권 장악을 통해 주도권을 쥐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