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굳힌 박근혜-정몽준 “당권 앞으로”

  • 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대구 달성에 출마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가운데),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9일 제18대 총선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원대연 기자·김재명 기자·연합뉴스
대구 달성에 출마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가운데),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9일 제18대 총선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원대연 기자·김재명 기자·연합뉴스
총선 기간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90%에 가까운 기록적인 득표율로 대구 달성에서 4선에 성공했다. 그는 지역구만으로 4선을 한 최초의 여성이라는 기록을 낳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강력히 반발하며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는 말을 남기고 지역구로 내려간 뒤 당의 지원유세 요청을 거부해 논란을 낳았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출마자들에게는 “살아서 돌아오라”며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가 동영상 메시지로 친박 후보들을 측면 지원한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원칙이 무엇이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친박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친박 계열 한나라당 후보가 30여명 당선돼 그는 차기 대권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친박 브랜드로 당선된 무소속 후보들이 한나라당에 복당할 경우 그의 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한나라당을 바로잡겠다”며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시사한 바 있어 초등학교 동창생인 정몽준 의원과 대권 전초전의 의미를 띤 일합을 겨루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당권 경쟁에서 친이명박 계열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게 큰 표차로 승리를 거뒀다. 제1야당의 대선후보 출신을 상대로 압승함으로써 최고위원이라는 직함에 걸맞은 당내 입지를 굳혔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했지만 이상득, 이재오 의원 등 친이명박계의 지도부와 친박근혜계 사이를 뚫고 새로운 입지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당내 공천에 반발하며 당의 지원유세를 거부하고 이상득, 이재오 의원 등이 공천 잡음, 불출마 논란 등을 겪으며 정치적인 흠집이 나면서 정 최고위원이 당내 후보들에게서 최고 지원유세 희망자가 됐다.

정 최고위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전 장관을 초반부터 여유롭게 앞서면서 수도권 지역 지원유세를 다닐 수 있었다. 특히 아직 당내 계파가 결정되지 않은 수도권 정치신인 중 정 최고위원의 지원 유세 덕을 본 이가 상당수여서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그가 당권에 도전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 정권 실세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맞붙어 승리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다 진보세력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대선 이후 당이 심각한 내홍을 겪으면서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이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당내 분란을 잠재울 수 있는 내부 동력을 끌어내는 노련함을 보였다.

또 선거 기간 내내 대운하 반대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현 정권에 선명한 대립각을 세운 점도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문 대표의 최종 목표가 대권 도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선 이후 제기됐던 사당(私黨)화 논란이 여전히 잠복해 있고, 원내에서 문 대표를 받쳐줄 세력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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