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실제 개표 달라지자 각당 분위기 엇갈려

  • 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노회찬(오른쪽)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상임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당선권에서 멀어지자 침통한 표정으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노회찬(오른쪽)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상임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당선권에서 멀어지자 침통한 표정으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환호→허탈→애써 만족, 통합민주당 침울→반색, 자유선진당 실망→환호, 민주노동당 침울→만족, 친박연대 씁쓸→만족, 창조한국당은 혹시나→안도, 진보신당은 비통.

18대 총선이 치러진 9일 밤 한나라당 등 각 정당은 환호와 허탈, 침울과 반색 사이를 오갔다. 오후 6시에 공개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와 시간별로 진행된 실제 개표 결과가 큰 차이를 나타낸 탓이다. 1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진보신당은 침통함 그 자체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가까스로 과반수’라는 예상치가 나오자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당 지도부는 허탈해했다. 한 당직자는 “공천 갈등이나 인사 파동이 민심에 부정적으로 먹혀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강재섭 대표는 밤 12시를 넘긴 뒤 당사에서 “과반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국민 여러분이 들어주셨다. 겸허한 마음으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과반은 확보한 만큼 선거결과에 만족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애초 70석 안팎의 예상 의석이 거론되면서 개표방송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인 오후 6시 40분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를 떠났다. 그러나 오후 9시를 넘기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체 득표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당직자들은 반색했다.

박선숙 전략기획본부장은 당사에서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기에는 힘겨운 의석”이라면서도 “서민경제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충분한 터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당직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자유선진당 역시 이날 밤 당 분위기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했다. 오후 10시를 넘기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 확보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환호 일색이었다. 지상욱 공보특보는 “개표가 완료되면 20석에 1석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일단은 만족할 숫자”라면서 “이회창 총재의 저력이 표밭에서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표 초기에만 해도 이 총재는 심대평 대표, 조순형 선대위원장과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TV를 보면서 침통한 표정으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친박연대 역시 개표 초반 ‘10석 이하’라는 예상 의석 수가 나오면서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 기대했던 이규택 엄호성 후보가 당선권에 들지 못하자 서청원 대표는 “기간이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좀 더 나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오후 11시 이후 영남지역의 선전으로 지역구 6석, 비례대표 8석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민주노동당 역시 개표 초반에는 “최악의 선거로,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경남 사천에서 ‘박사모’ 회원들이 한나라당 이방호 후보 낙선운동을 폄으로써 힘을 얻은 강기갑 후보가 당선권에 들어오면서 지역구 2석, 비례대표 3석 등 총 5석 확보가 점쳐지자 당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창조한국당 역시 출구조사 때문에 저녁 한때 ‘혹시나’ 하며 마음을 졸였다. 2개 방송사가 ‘당 대표인 문국현 후보가 예상과 달리 서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에게 질 수도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직후였다. 김석수 대변인은 이날 밤 “문 후보의 당선으로 10석 이상의 효과를 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노회찬 심상정 후보 등 유명 정치인 당선에 총력을 기울였던 진보신당은 두 후보가 당선권에서 멀어지면서 침통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정당지지율도 기준치인 3% 벽을 넘어서지 못해 무(無)의석 가능성이 거론되자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촬영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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