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눈앞에 두고 또…”

  • 입력 2008년 2월 12일 02시 57분


5년전 대구지하철 화재 떠올려

“왜 자꾸 대통령 취임식 전에 이런 큰불이 나는지….”

국보 1호 숭례문 전소 사태를 접한 적지 않은 시민은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떠올리며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

노무현 정부 출범을 불과 1주일 앞둔 2003년 2월 18일 대구 중구 성내동 중앙로역 구내에서 한 정신지체장애인의 방화로 일어난 이 사고로 192명이 목숨을 잃고 148명이 부상했다.

한국 사회는 삽시간에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고, 당시 정국의 최대 관심사였던 고건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세간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노 대통령 취임식도 당초 계획보다 간소하고 근엄하게 치러졌다. 대구 화재 참사를 의식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시민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안겨 준 숭례문 화재로 새 정부 출범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동안 화재 원인에 대한 진상 조사 등에 여론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1일 출근길에 무너진 숭례문을 지켜봤다는 한주연(35·여·서울 서초구 잠원동) 씨는 “대구지하철 참사나 숭례문 전소 사태 모두 ‘인재(人災)’인 만큼 새 정부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5년 뒤에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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