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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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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를 근간으로 중도보수를 지향하며 11월 창립된 문화예술인단체 문화미래포럼(상임대표 복거일)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제1차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자유주의, 전체주의 그리고 예술’을 주제로 한 이 심포지엄에서 복 대표 등 주제 발표자들은 남한 작가·예술가와 북한의 ‘선전·선동 일꾼’의 교류는 예술을 정치적 선전선동 도구로 여기는 북한의 정치적 술수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복 대표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 ‘전체주의 사회에서 예술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양쪽 작가들이 단체를 결성하는 것은 남측 작가들이 예술을 정치에 복무시키는 북한의 현재 상황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진정한 예술 작품은 궁극적으로 도덕적 선언이고 진정한 작가는 도덕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며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주 나쁜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동하 서울시립대 교수도 ‘한국 예술가들의 북한 문제에 대한 침묵’이라는 발표문에서 현실참여를 강조해 온 민족문학계열의 문학인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호림 성균관대 강사는 ‘월북문인과 월북의 이념’이란 발표문에서 “민족문학담론이 한국문학계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 게 1988년 이후 월북문인의 해금이지만 월북문인의 지위를 복권하는 일과 그들의 이념적 선택의 결과를 평가하는 일을 혼동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임화와 이태준의 진보적 민족문학론과 한설야의 사회주의 리얼리즘론은 이들이 숙청되고 난 뒤 다시는 북한문학사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들이 숙청된 이후 북한문학사를 석권한 것은 주체사상에 입각한 주체문예론이었다. 주체문예론은 문학생산주체로서 문인의 자발성을 완전히 제로화하고 문학의 동원을 철저하게 권력에 귀속시키는 문학론이었다.”
이어 그는 “민족문학담론은 월북 동기만을 놓고 ‘북한체제가 남한체제보다 우월하다’는 암묵적 가정으로 받아들이지만 정작 그들의 월북 이념이 북한에서 실현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대로 ‘남한체제가 북한체제보다 우월했다’가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장원재 숭실대 교수의 ‘남북한 작가들의 교류가 지닌 정치적 함의’,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월북 예술인들의 운명’, 김태환 덕성여대 교수의 ‘자본주의의 발전과 자유로운 예술의 출현’, 음악평론가 왕치선 씨의 ‘전체주의 사회 예술가의 삶과 예술’이 함께 발표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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