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핵심조직원 적어도 2명 더 있다”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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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 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한 공안당국의 ‘일심회’ 수사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0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일심회 총책인 장 씨와 직접 접촉해 지령을 받고 정보를 보고한 1차 조직원이 정치·군사 분야 담당자 A 씨, 모 정당 당직자 명단 등을 장 씨에게 꾸준히 넘긴 B 씨 등 적어도 2명 이상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또 지난해 6월 이정훈(43·구속기소) 씨와 함께 민족해방(NL) 계열의 서클에서 활동했던 모 대학 82학번인 C 씨를 ‘경제사업 전담 조직원’으로 포섭하려 했다.

공안당국은 장 씨가 기존 조직원인 손정목 최기영(이상 민주노동당 중앙당 담당), 이정훈(민노당 서울시당 담당), 이진강(시민단체 담당) 씨와 함께 A(정치·군사 담당), B(정당 담당) 씨를 끌어들이고 C(경제 담당) 씨까지 포섭하여 광범위한 정보 수집 라인을 구축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내부동향까지 상세 보고=A 씨는 장 씨의 주선으로 2004년 7월 중순 중국 베이징(北京)의 둥쉬화위안(東旭花園)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특히 지난해 초 A 씨가 장 씨에게 보고한 문건에 군 내부의 동향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A 씨의 행적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2004년 군 인사비리 투서와 관련해 “군 검찰의 수사는 총체적으로 기득권을 누려 왔던 친일친미 사대세력들의 고리들이 정치권력, 의회권력, 군대권력 등에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했다. 군 검찰이 사상 최초로 육군본부를 압수수색한 2004년 11월 당시 남재준(육사 25기) 육군참모총장 등 대북강경파인 군 수뇌부의 영향력이 급격히 퇴조했다는 취지의 정보를 보고한 것.

또한 “미국 조지 W 부시 정권이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선(先)핵폐기를 관철해 무장해제를 유도하려 한다”, “열린우리당은 재야입당파, 중도파, 친노직계그룹, 오랜 정치생활을 한 정상배 등으로 구분된다”는 등 국내외 정세가 담겨 있다는 것.

“한나라당은 과거사 청산 및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둘러싸고 간극을 메우기 어려운 양극화로 가고 있다”는 등 야당의 동향도 포함돼 있다는 게 공안당국의 설명이다.

B 씨의 경우 수차례 장 씨에게 모 정당의 당직자 명단, 지구당별 간부 명단, 지역 조직 등 수백 명의 연락처, 주소, 성향 등의 내용이 담긴 자료를 건넨 것으로 확인돼 공안당국이 B 씨의 신원을 캐고 있다. 장 씨가 갖고 있던 ‘사업보고서, 반(反)박근혜그룹 혹은 차기 대권 경쟁그룹 포함’이라는 문건도 B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 씨는 C 씨를 경제분야 담당자로 포섭하기 위해 이정훈 씨를 통해 수차례 접촉해 일심회 가입 및 북한 공작원 접촉 의사를 타진했으며, e메일을 통해 이 같은 진행 과정을 북한 측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부조직 4개의 실체는?=검찰과 국정원이 파악한 일심회 하부조직은 이진강 씨가 결성한 ‘백두회’ 등 모두 4개. 현재 국정원에서 내사가 진행 중이다.

국정원은 이들 하부조직에 시민단체 활동가와 군사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수사 발표에서 검찰은 일심회의 시민운동 관여에 대해 “북한의 지령에 따라 평택 미군기지 이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등을 이용한 반미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운동가를 포섭해 시민운동단체 활동을 내부 조종하려 했다”고 밝혔다. 일심회가 반미 성향의 시민운동을 배후조종했을 가능성까지 있다는 얘기다.

또 회사원인 이진강 씨가 ‘주한미군 재배치 현황’을 보고했다는 것도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공안당국은 이 씨가 군사정보에 접할 수 있는 하부조직원을 통해 이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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