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북, 안보리 제재에도 ‘3국 자유무역지대’ 추진 강행

  • 입력 2006년 10월 27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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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대북(對北) 제재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만강 하류 일대의 도로와 철도의 건설 및 개량 사업을 북한과 공동으로 속속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라진과 중국의 훈춘(琿春),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3국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위한 것. 중국과 러시아는 이 사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對北) 제제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콩의 원후이(文匯)보는 이들 사업이 북핵 위기로 인해 중단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북한은 북쪽 두만강 하류에 북·중·러 3국 자유무역지대를, 서쪽엔 신의주 특구를, 남쪽엔 개성공단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신의주 특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중국 동북지역-동해 잇는 직통도로 건설=원후이보는 최근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북한 나선 시 원정리에서 나진항까지 이어지는 48㎞ 구간의 고급도로를 착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고등급인 고속도로 아래 1~4급의 도로가 있으며, 고급도로란 표준 2급 이상의 도로를 말한다.

현재 삼림 벌채를 마치고 땅고르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두 나라는 내년 봄 도로 포장에 착수해 11월경 완공할 예정이다.

중국은 또 나진항의 50년 개발사용권을 확보하고 3호 부두를 확대하는 한편 나선시내에 5㎢ 규모의 보세가공지구 및 공단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완성되면 중국 화물이 북한을 거쳐 곧바로 동해를 빠져나갈 수 있어 중국 동북부 지역의 물품을 싼 운임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이미 물품의 원활한 운송을 위해 지린(吉林) 성 성도인 장춘(長春)에서 옌볜(延邊), 훈춘(琿春)에 이르는 370km의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다. 이 고속도로는 2008년 10월 개통된다.

▽러시아, TSR-TKR 연결 철도 개량=러시아도 북한과 함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지역인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간의 철도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26일 "러시아가 8월 말 하산 역에서 나진에 이르는 55㎞ 구간의 철도 개량사업 착공식을 가졌다"며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공사가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RZD) 사장은 7월 북한을 방문해 이 구간의 철로 개량사업을 올해 말까지 마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 화물열차 운행이 쉽지 않을 정도로 노반 상태가 불량하기 때문. 현재 이 구간엔 여객열차만 일주일에 두 번씩 왕복 운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 사업을 통해 북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시베리아 횡단열도 연결의 이익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러시아가 이 철도를 통해 사할린에서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천연가스를 북한과 한국, 일본에까지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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