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의무검진 허울뿐…병원선 기피 학교는 확인 소홀

  • 입력 2006년 10월 16일 03시 00분


초중고교생들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학생 건강검진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교육인적자원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전체 검진 대상 학생 256만7000명 가운데 건강검진을 받은 학생은 17.5%인 45만여 명에 불과했다.

학생 건강검진제도는 학교별로 실시되는 신체검사가 형식적이어서 학생들의 건강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학교보건법을 개정해 만든 것. 이 제도에 따라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생들은 올해부터 3년에 한 번씩 학교 인근의 건강검진 기관에서 종합검진을 받아야 한다. 올해는 초등학교 1,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생이 검진 대상이다.

이처럼 학생 건강검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1인당 9000∼2만1000원으로 일반인보다 검진비가 저렴한 학생 검진을 검진기관들이 기피하는 데다 학생들이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지 제대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의원은 분석했다.

이 의원은 “검진기관이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 학교로 와서 검진을 하도록 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해서는 검진비를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학생 건강검진의 내실화를 위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게임중독이나 우울증, 주의력결핍장애 등 정신건강 항목도 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검진을 받은 학생 가운데 57.5%인 25만8000명에게서 구강질환이 발견됐고 46%인 20만7000명은 눈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6.2%) 소변(5.8%) 피부(4.8%)에 이상이 있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학생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계적인 보건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올해 건강검진 대상 학생 가운데 45% 정도만 보건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 과천시도 애낳을 산부인과 없어 ▼

전국 48개 시군에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이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지난해 상반기(1∼6월) 산부인과 분만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북은 23개 시군 가운데 군위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고령 성주 예천 봉화 칠곡군 등 11개 군에 산부인과가 없거나 있어도 분만 업무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 의령 창녕 남해 하동 산청 함양군에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었다.

전북은 전체 17개 시군 중 완주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군 등 6개 군에 산부인과가 없거나 있더라도 분만을 전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담양 곡성 구례 보성 영암 함평 장성 진도 신안군, 충북은 청원 괴산 보은 단양 증평군, 충남은 부여 청양군, 강원은 평창 정선 화천 인제 고성 양양군, 제주는 남제주 북제주군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었다.

인구가 7만2000명인 경기 과천시도 분만을 전담할 산부인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저출산 현상이 심해진 농어촌지역 산부인과가 분만 업무는 보지 않고 진료만 하는 추세”라며 “전체 산모 중 98%가 병원에서 분만하는 상황에서 산부인과 부족은 저출산 문제를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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