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前의장 “대통령 탈당발언, 우울하고 답답”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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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전 의장이 13일 “산마루에 올라 가장 하늘 가까이서 하늘의 뜻을 헤아려 본 이는 그저 겸손하게 내려갈 길을 재촉하는 모습이 미덥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11일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직접 들은 노 대통령의 탈당 발언에 대해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낼 길이 없었다”며 이 같은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노 대통령은 만찬 회동에서 ‘이 자리에 나오기 전에 청와대 참모진이 이 문제(탈당)를 제기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나는 솔직하게 이야기해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며 노 대통령이 작심하고 탈당 얘기를 꺼냈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이 본인의 의중을 갖고 분명히 말한 것인데 당과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의 탈당 언급 자체를 외부에 발설하지 말자고 했다”며 탈당 발언을 감추려 한 청와대 측의 태도도 비판했다.

실제로 청와대 측은 만찬 회동이 끝난 직후 참석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노 대통령의 탈당 관련 발언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후 브리핑 때에는 당-청 간에 박자가 맞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대연정 제안 후 탈당하려 했다”는 대목을 공개했으나 전병헌(田炳憲) 당 대변인은 처음에는 탈당 발언 사실을 부인하다가 김 대변인이 일부 공개한 사실을 전해 듣고 뒤늦게 애매하게 시인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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