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들 "북 핵보유 주장, 새로운 것 아니다"

  • 입력 2005년 2월 11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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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표를 놀랍거나 새로운 주장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6자회담 불참에 대해서는 숨겨진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당장 강경한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버트 두자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북한 같은 마르크스-레닌주의 국가는 구조적으로 공격적이며 전쟁을 수행할 무기를 원한다.

그러나 한국 미국 일본과 비교할 때 북한은 너무 약해서 전쟁을 계획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는 협상용 칩과 억지력을 위한 것으로 본다.

북한이 당장 공격을 계획하고 있지 않더라도 언젠가 한국이 붕괴하면 자신들이 접수할 수 있다고 믿을 가능성은 있다. 북한의 의도는 미국과 일본을 비난하고 한국의 진보적 여론과 미국 및 일본을 분열시키려는 것으로 북한의 오래된 술책이다.

북한은 자신을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한국과 중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1994년에는 그게 통했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은 미국의 협상파들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협상파는 제네바 합의 같은 협상과 합의가 핵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입장을 바꿔야 할 것이다.

▽래리 닉시 의회조사국(CRS) 선임연구원=북한의 핵 보유 주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밝힌 것이어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8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핵폭탄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했느냐인데 파키스탄이 기술을 제공했을 수도 있는 만큼 상당한 진전은 있었겠지만 확실치 않다.

미국은 일단 기다리면서 6자회담이 소생할 수 있기를 기다릴 것이다. 상당 기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표류할 수도 있으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생각할 수도 있다.

중국이 회담이 재개되도록 할 수 있을지를 두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단 강력한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은 이미 강력한 입장을 밝힌 만큼 핵실험과 같은 더 이상의 추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재단 사무국장=북한의 핵 보유 주장은 미국도 그렇게 생각해왔고 북한도 여러 차례 언급했던 만큼 표현은 요란하지만 심각하게 볼 일은 아니다.

6자회담 불참은 최근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이 한 중 일을 방문,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본다.

회담에 나가봤자 북한을 제외한 5개국으로부터 HEU 프로그램과 관련해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 예방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단 중국과 한국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미국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된다. 중국이 북한을 회담에 복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을 많이 느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반응을 오래 기다릴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유엔 안보리 회부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같은 압력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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