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무력사용 불가’ LA 연설문“盧대통령이 직접 구술”

  • 입력 2005년 1월 7일 0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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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대북 무력사용 불가’를 천명했던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문제협의회(WAC) 연설문은 노 대통령이 직접 구술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태영(尹太瀛) 대통령제1부속실장은 6일 ‘청와대 브리핑’에 기고한 ‘국정일기’에서 “지난해 11월 7일 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연설팀이 준비해놓은 원고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버전의 연설문을 2시간여에 걸쳐 막힘없이 구술했다”며 “이것이 사실상의 초안이 됐고, 실무진이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원고는 폐기됐다”고 밝혔다.

이 초안은 외교 안보라인을 중심으로 검토됐으며 노 대통령이 미국으로 출발하던 12일 오전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청와대 관저로 찾아와 부분적으로 고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는 것. 곧바로 정 장관과 권진호(權鎭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이병완(李炳浣)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회의를 한 끝에 몇 군데가 수정됐고 미국으로 가는 특별기 안에서도 여러 의견이 제기될 정도로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정 장관은 미 행정부가 껄끄럽게 여길 만한 몇 가지 표현을 부드럽게 고치자고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은 유럽 순방과 이라크 아르빌의 자이툰부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해 12월 9일 새벽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온 참모들에게 “앞으로 열흘 넘는 순방은 하지 맙시다”라고 농담조로 말할 정도로 매우 고단해했다고 한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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