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2년 일하면 매너리즘 빠져…”

  • 입력 2005년 1월 4일 18시 17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4일 단행한 개각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찔끔 개각’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1∼3명의 장관을 수시로 교체해 왔고, 이번 개각을 앞두고도 “땜질하는 정도로 조금만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임기 3년차를 맞아 내각의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는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바꿀 만한 장관은 다 바꾸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에 따라 개각 규모도 당초 3명 선에서 중폭 규모인 6명으로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반영된 듯하다. 노 대통령은 국면전환용이나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으나 이번 개각에서는 교육부총리와 농림부 장관의 교체 배경과 관련해 “부득이 희생양을 준비해두고 국민정서를 달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개각의 배경으로 ‘장관 2년 임기론’을 폈으나 현 정부 출범 이후 기용된 전현직 장관 36명(4일 입각한 장관 제외) 중 재임기간을 1년 이상 넘긴 장관은 절반에 못 미치는 1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교육부총리의 경우 취임 당시 “임기 5년 동안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으나 1년 10개월 사이에 2차례나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노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년 정도 일하면 열정도 조금 식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너리즘에 빠질 때여서 장관 임기는 2년 정도가 알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총리급인 이기준(李基俊) 신임 교육부총리가 충남 아산, 오영교(吳盈敎) 신임 행정자치부 장관이 충남 보령 출신으로 충청권 국무위원이 기존의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따라 상실감이 큰 충청권의 민심을 배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에 새로 개편된 내각은 19개 부처 장관 중 관료 출신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학계 출신이 3명, 기업인 출신이 1명이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